임신 중 커피 한 잔, 태아에게 괜찮을까?
카페인 노출 태아, 4~8세 사이 또래보다 키 작아
미국 의사협회의 세계적인 학술지 '자마 네크워크'는 최근 “아주 적은 양이라도 카페인에 노출된 태아는 키가 작다”고 밝혔다. 이를 건강 의료 매체 '메디신넷'이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소개했다.
미국 국립 아동건강 및 인간개발연구소의 연구 책임자인 제시카 글리슨(Jessica Gleason) 박사는 "산모는 카페인 대사가 느려진다. 산모가 마신 카페인과 그 대사물이 태반을 통과해 태아에게 가는데 태아는 이를 대사하거나 분해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임신 기간에 축적된 카페인에 태아가 노출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아이는 커피 뿐만 아니라 카페인이 들어간 모든 음식에 영향을 받는다”고 말했다. 카페인이 소량 들어 있을 수 있는 디카페인 제품과 초콜릿, 차, 에너지 드링크 그리고 탄산음료도 해당된다.
연구원들은 2차례 연구에서 임산부 2400명 이상의 혈액에서 카페인, 카페인의 대사물질인 파라잔틴의 농도를 분석했다. 또 임산부의 카페인 섭취량과 어린이 키, 체중, 체질량 지수(BMI) 및 비만 위험도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그 결과 임신 중 소량의 카페인을 마신 여성의 자녀는 임신 중 카페인을 전혀 섭취하지 않은 여성에게서 태어난 또래보다 약간 작았다. 4살과 8살 사이에 키 차이가 더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글리슨 박사는 "이 아이들은 8살이 넘도록 다른 아이들의 키를 따라가지 못했지만 이후 따라잡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연구는 카페인 섭취와 아이의 키 사이의 연관성만을 발견했을 뿐, 인과관계를 발견하지는 못했다”고 덧붙였다.
미국 산부인과학회(ACOG)는 임산부는 하루 200mg 이하 카페인을 섭취하라고 권고한다. 가장 작은 종이컵 크기인 170g(6온스)짜리 커피 두 잔에 해당한다. 알버트 아인슈타인 의과대학 산부인과와 여성 건강의 교수인 수잔 클리그먼(Susan Klugman) 박사는 "하루 200mg의 카페인을 섭취하라는 ACOG의 권고를 넘지 않는 것이 좋다. 더 적게 마시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클리그먼 박사는 “이 아이들의 키가 정말 줄어들었는지는, 이후 사춘기와 성인기에 얼마나 자랐는지를 아는 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임신 중에 카페인 섭취를 제한해야 하는 시기를 정확히 아는 게 중요하다"면서 “특정 임신 기간에는 금하지만 다른 기간에는 허용되는 약물이 있는 것처럼, 카페인도 그럴 수 있다”고 말했다.
카페인 섭취 산모에게 태어난 아이가 성인이 되어서도 그렇지 않은 산모의 아이에 비해 키가 작은 지 여부는 아직 알 수 없으며, 카페인 섭취를 특히 조심해야 하는 임신 기간도 미지수라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