혀에 생기는 '설암', 구내염과 다른 점은?
구내염과 유사한 증상, 조기진단 중요
혀, 잇몸, 볼의 점막, 입천장, 입술, 턱뼈 등 입과 관련한 부위에 암이 생기는 걸 구강암이라고 한다. 설암은 구강암 중에서도 약 30%를 차지한다. 과거에는 주로 50대 이상에게 발생했지만, 최근에는 40대 이하 여성과 20대에도 늘어나는 추세다.
설암은 주로 잘못된 생활습관 때문에 나타난다. 담배와 알코올이 치명적이며, 입 안 위생이 불량해 자극이 지속되는 것도 원인이 될 수 있다. 탄 음식, 맵고 짠 음식, 70도 이상의 뜨거운 음식을 즐겨먹으면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 인유두종바이러스(HPV) 감염이나 노화가 진행되며 일어나는 DNA 변이가 설암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설암 초기에는 혀에 붉은 상처가 생긴다. 암이 진행되면 상처 부위에 통증, 출혈, 감각 이상 등의 증상이 생기고 구취가 생길 수도 있다. 서울대치과병원 구강악안면외과 권익재 교수는 “설암 초기 상처는 구내염과 비슷하지만 구내염은 염증을 제거하면 2-3주 안에 회복되는 반면 설암은 자연적으로 회복되지 않는다”며 “2주 넘게 혀의 한 곳에만 염증이 있다면 설암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설암을 예방하려면 금연과 금주가 필수다. 특히 흡연은 설암 발생 위험을 2배 이상 높인다. 식습관도 중요하다. 자극이 심하지 않은 음식을 먹고 탄 음식은 피해야 한다. 치아에 보철물이나 의치를 착용했다면, 잘 맞지 않아 계속 입 안을 자극하지 않는지 자주 확인하는 것이 좋다.
서울대치과병원 구강내과 박희경 교수는 “백반증, 구강 점막염, 구강 편평태선 등의 질환은 설암으로 이어지기 쉽기 때문에 관련 진단을 받은 적이 있다면 발생 부위를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통증이 없더라도 상처나 염증이 생기면 꼭 전문의와 상담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