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정된 심장의 운명, 의사의 선택은 최선뿐
[서동만의 리얼하트 #10]
폐동맥 폐쇄, 심실중격 결손, 주요 대동맥-폐동맥 측부 혈관이라는 복잡한 진단명 (사진1-1)을 가진 아이다. 아이의 밝은 표정에 비해 어른들의 분위기에는 항상 걱정이 가득하다.
이후 일곱 살에 기계식 인공 폐동맥 판막 삽입술을 받았고, 이제 중학생이 되어 씩씩하게 뛰어 놀며 운동 선수가 꿈이라고 한다. 우심실은 압력이 대동맥 압력의 1/3 정도로 만족할 만하며, 수축 기능도 정상적이다. 한쪽은 엉뚱하고 한쪽은 완고한 폐동맥을 가진 채로(사진1-3).
이번 증례는 앞의 증례와 공교롭게도 나이며 진단명은 같다.
폐동맥 폐쇄, 심실중격 결손, 주요 대동맥-폐동맥 측부 혈관이라는 복잡한 진단명.
그러나, 사진2-1에서 보듯이 하행 대동맥에서 기시하는 측부 혈관들이 매우 특이하여 히드라의 머리처럼 여러 갈래로 되어있었다. 이 혈관들은 다수임에도 불구하고, 하나하나가 엉뚱하게 늘어나 있지 않았으며 오히려 군데군데 좁아져 있었다. 덕분에 산소 포화도는 80~85% 정도로 잘 유지되어 돌 무렵까지 발육을 지켜볼 수 있었다.
(1) 돌 무렵, 개심 수술로 도관을 이용하여 우심실에서 폐혈관에 이르는 길을 만들어 주고, 이어서 스텐트 시술로 충분한 주폐동맥을 확보함(사진2-2).
(3) 그렇게 함으로써 심장에서 폐동맥으로의 혈류 체계를 일원화함. 그러나 이후 자가 폐동맥 조직이 자라지 않아(사진2-3) 여러 차례의 풍선 확장 시술을 시행함.
(5) 하물며 인공 폐동맥 판막 삽입은 기대하기 어려운 상태임.
앞선 연재 07에서 설명하였듯이 팔로4징이나 폐동맥 폐쇄를 동반한 심실중격 결손증 환자들에 있어서 폐동맥 발육 상태는 다양하다. 이에 대한 여러 가지 증례들을 연재 08, 09, 10에서 살펴보았다.발생학적으로 이미 예정된 운명(Programmed cell death)을 인간의 기술로 모두 바로잡을 수는 없는 것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