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룩하고 크면 무조건? "이런 흉터 켈로이드 아닙니다"
[박준규의 성형의 원리]
'제가 켈로이드 체질이라서요'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을 종종 뵙습니다. 하지만, 이중 진짜 '켈로이드 체질'은 20~30명 중 한 명도 되지 않는 정도입니다.
'저는 켈로이드 체질이라고 들었어요'라고 말씀하시는 분들 중에서는 거의 전무하다고 봐도 될 정도입니다.
제가 서울대학교 병원 성형외과 교수로 재직하던 당시 담당 진료 분야 중 하나가 '흉터 클리닉'이었습니다. 켈로이드 체질이라며 흉터클리닉을 찾아오시는 분들 중에서도 진짜 '켈로이드'는 거의 없었습니다. 굳이 '흉터 클리닉 담당 교수' 였다는 이전 경력을 꺼내는 이유는 워낙 많은 분들이 잘못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의사들도 대부분 잘못 알고 있습니다.
한국인에서 켈로이드 체질 자체가 거의 없습니다. 켈로이드는 흑인 등 피부색이 짙은 인종에서 주로 발생합니다.
켈로이드는 사진으로 한 번만 비교해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아래와 같은 이런 흉터는 켈로이드가 아닙니다.
한국인에게 켈로이드가 발생하는 곳은 주로 '귀'입니다.
환자들이 '선생님, 여기 흉터가 튀어나오네요'라고 하면 '켈로이드 체질이시네요' 라고 대답하는 것입니다.
한국인에게서 워낙 드물지만, 교과서에선 적지 않은 비중으로 나오니, 의사들도 헷갈리기 쉽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의사들 역시 10명 중 9명은 잘못 부르고 있다고 느낍니다.
의학에서 용어와 분류는 너무나도 중요합니다. 일반적으로 그것이 '치료의 방향'을 결정하기 때문입니다. 때로는 용어 하나가 우리의 일상을 완전히 달라지게도 합니다.
본인이 켈로이드라는 생각에 작은 상처에도 공포감에 가까운 경계심을 갖고 사는 분들을 뵙습니다. 조금은 편안해지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