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이은하 앓은 '쿠싱병', 반려견도 걸릴 수 있어
배 불룩, 헐떡임, 식욕 과다, 갈증 등 증상… 코르티솔 호르몬 과잉 생산 탓
미국 식품의약국(FDA) 수의학센터 앤 스톨만 박사(수의사)는 “중년 이후에 해당하는 나이든 반려견은 쿠싱병에 걸릴 위험이 높은 편이다. 증상을 잘 살펴 일찍 진단해 치료하면 더불어 더 오랜 시간을 보낼 수 있다”고 미국 건강매체 ‘헬스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그녀는 “코르티솔은 천연 스테로이드의 일종”이라고 덧붙였다.
코르티솔 호르몬은 정상적인 수준으로 분비될 경우 몸이 스트레스 상황에 잘 적응하고 감염과 싸우고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하지만 너무 많이 생산되면 면역체계가 약해져 각종 질병에 잘 걸리게 된다. 반려견 쿠싱병의 약 80~85%는 뇌 기저부에 있는 완두콩 크기의 샘인 뇌하수체의 종양에 의해 발생한다.
종양은 부신피질자극호르몬(ACTH)의 과잉 생산을 일으켜 부신을 자극해 몸이 불필요하게 많은 코르티솔 호르몬을 만든다. 한쪽 또는 양쪽의 부신 종양이 원인이다.
쿠싱병에 비교적 잘 걸리는 품종은 푸들, 닥스훈트, 보스턴 테리어, 복서, 비글 등
쿠싱병은 혈액검사로 진단할 수 있으며 초음파 검사로 원인이 되는 부신 종양을 발견할 수 있다. 이 병의 대표적인 징후로는 갈증, 식욕, 배뇨 증가와 지나친 헐떡임, 피부 손상, 탈모, 재발이 잘 되는 피부감염, 복부 팽만(배불뚝이) 등을 꼽을 수 있다.
스톨만 박사는 “정기적으로 수의사를 찾아 반려견에게 혈액 검사를 받게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 병이 부신 종양으로 생겼다면 종양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아야 한다.
반려견의 뇌하수체, 부신 의존성 쿠싱병 치료제로 베토릴(상품명임, 성분명은 트릴로스탄)이 FDA의 시판 승인을 받았다. 이 약은 부신에서 코르티솔 호르몬이 과잉 생산되지 않게 한다. 콩팥, 간이 나쁘거나 심장병 치료제를 복용 중이거나 임신한 반려견은 이 약을 복용할 수 없다.
베토릴은 식욕 부진 또는 감소, 구토, 활력 부족, 설사, 쇠약 등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더 심각한 부작용으로는 피가 섞인 설사, 허탈, 나트륨·칼륨의 심한 불균형, 부신 파괴 등이 나타날 수 있으며 심하면 치명적이다.
또한 반려견의 뇌하수체 종양으로 인한 쿠싱병 치료제로는 아니프릴(상품명임, 성분명은 셀레길린)도 FDA 시판 승인을 받았다. 사람의 쿠싱병 치료제로 승인받은 리소드렌(상품명임, 성분명은 미토탄)을 오프라벨(의약품 허가 외 사용) 처방으로 쓰는 수의사도 있다.
미국애견협회(American Kennel Club, AKC)에 따르면 쿠싱병에 비교적 잘 걸리는 품종은 푸들, 닥스훈트, 보스턴 테리어, 복서, 비글 등이다. 쿠싱병을 앓는 애완견은 대부분 8세 이상이다.
발병 후 1년이 지나야 본격적으로 증상을 보이기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나이든 애완견이 주로 걸리기 때문에 평균 생존 시간은 약 2년이다. 진단 후 4년 넘게 사는 애완견은 약 10%에 그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