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후폭풍? 빈곤아동 더 깊이 파고든 정크푸드
펜데믹에 가정형편 어려워진 청소년 3명 중 1명, “아침식사 주 1회 미만”
신한대 식품영양학과 홍승희 교수는 2021년 질병관리청 청소년건강행태조사 데이터를 활용해 전국 중고생 5만4848명의 코로나 전후 식습관 변화를 분석해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 발표했다.
조사에 참여한 남학생의 57.6%, 여학생의 42.4%가 ‘코로나 이후 가정 경제가 매우 나빠졌다’고 응답했다. 이들 학생 중 35.3%는 아침 식사를 일주일에 평균 1회 미만으로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가정 경제 수준이 나빠진 청소년들은 패스트푸드나 탄산음료 등을 더 많이 섭취하는 등 건강한 식단을 구성하지 못할 확률도 더 높았다. 패스트푸드, 탄산음료, 단맛 나는 음료의 섭취빈도가 각각 28%, 42%, 35%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코로나19 확산이 계속되면서 일자리와 소득 감소로 취약계층이 늘어나며 식품 지출액이 줄었고, 식생활이 전반적으로 나빠졌다는 기존의 분석을 뒷받침하는 결과다. 홍승희 교수는 “팬데믹을 겪으며 과일이나 흰 우유 섭취율이 줄어들었다”며 “이는 코로나 이후 청소년 비만이나 과체중 증가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청소년기는 건강과 관련된 행동이 결정되는 중요한 시기다. 이 시기에 형성된 식습관은 성인기에도 영향을 미친다. 특히 질 낮은 식품의 무분별한 섭취는 비만을 불러오기 쉽다. 이미 국내에서 청소년 비만 유병률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식생활 교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한 전체 비만 인구는 빠르게 늘어날 것이라고 경고한다.
김경곤 대한비만학회 부회장(길병원 가정의학과)은 앞서 7일 비만학회 행사를 통해 “(변화가 없다면) 우리나라는 향후 10~20년 이내에 미국과 서구 여러 나라의 상황을 곧 따라잡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