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 대유행, 설 연휴가 중요하다
[박효순의 건강직설]
설 연휴는 매년 독감 확산의 기로로 작용하기 때문에 방역 당국이 특별히 신경을 써서 대책을 가동하는 시기이다. 방역을 잘하느냐 못하느냐에 따라 신학기 유행의 바로미터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질병관리청(질병청)의 ‘2023∼2024절기 독감 의사환자(의심환자)’ 비율을 살펴보면 2023년 9월 15일 발령된 독감주의보 이후 환자가 계속 늘어나 지난해 12월 하순에 정점을 찍었다. 새해 들어 감소세에 있지만 3개월이 넘는 상승세를 감안할 때 상당 기간 유행이 지속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갑진년 설 연휴가 3주 앞으로 다가왔다. 인구의 대이동과 함께 사람들의 접촉이 늘어나는 시기다. 따라서 설 연휴가 지나면 독감 환자가 늘어나며 유행 곡선도 상승 포물선을 그리게 된다. 이 곡선이 3월 신학기로 이어질 경우 2차, 3차 유행이 뒤따르는 것이다. 단봉낙타가 아니라 쌍봉낙타 모양의 포물선이 그려진다는 얘기다. 그러면 독감 유행이 4월 말, 5월 초까지 이어지기 십상이다.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 설 연휴가 되기 전까지 독감 의사환자 숫자를 최대한 줄여야 한다. 우선 지금부터라도 모두가 마스크를 보다 열심히 착용해야 한다. 기침 예절이나 손 씻기 같은 개인위생에 대해서는 더 말할 나위가 없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최근 발표한 ‘독감 환자의 건강보험 진료현황’에 따르면 코로나19가 소강상태로 접어들면서 마스크 의무화가 해제된 2022년에 독감 환자수가 전년에 비해 90배나 높아졌다. 우리가 코로나19 위기국면을 이겨내는 데 기여한 일등공신은 백신과 함께 ‘마스크 쓰기’라고 필자는 단언한다.
독감은 갑작스러운 고열로 시작해 심한 두통·오한과 온몸의 근육통·관절통 등이 오고, 심하면 폐렴 등 합병증으로 사망에까지 이르므로 면역력이 약한 만성질환자나 노약자는 더욱 주의해야 한다. 독감 바이러스는 공기 중의 침방울(비말)을 통해 옮거나 손이나 공용 도구(대중교통 손잡이 등)를 매개로 옮기도 한다. 손을 자주 씻고 손으로 입이나 코 주변을 만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독감 환자는 물론일반인들도 오늘부터 마스크를 단단히 착용하고 기침 예절을 확실히 지키자.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에 가능하면 가지 않는 게 좋지만 어쩔 수 없다면 역시 마스크를 착용해서 감염이나 전파 위험을 최소화해야 한다. 코로나19 위기에서 효과가 검증된 마스크 쓰기를 다시 철저하게 모두가 실천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