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의대 교수 97% “환자 지키고 싶어”…비대위 3기 위원장에 강희경 교수
강 교수 “올바른 정책을 실행하는 것은 정부의 몫”
5일 서울대 의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에 따르면 4개 병원(서울대학교병원·분당서울대학교병원·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강남센터) 전체 교수 설문 조사 결과 96.5%가 환자 곁을 지키고 싶다고 답했다.
하지만 응답자 중 70.9%는 진료 유지가 어렵다고 답했다. 63.5%는 환자 곁을 지키고 싶어도 힘들어서 진료를 축소해야 한다고 했다. 환자 곁을 지키고 싶지만 힘들어서 이탈을 고려한다는 응답자는 7.4%로 나타났다. 사직을 강행할 생각인 교수는 3.5%에 그쳤다. 해당 조사는 지난 3일부터 24시간 동안 진행됐으며 총 467명의 교수가 답했다.
이날 조사에서는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강희경 교수가 95.5%의 동의를 얻고 비대위 3기 위원장으로 선출되기도 했다. 의대 정책에 항의해 사직한 방재승 교수를 이어 비대위를 이끌게 될 강 교수는 선언문에서 “국민이 원하는 의료 실현”에 나서겠다고 했다. 비대위 공식 홈페이지(snumed.org)에서 국민 여론을 수렴하고 "우리나라 의료 문제점을 함께 파악하고 함께 해결하는 올바른 방향을 정리해 보여드리겠다"고 밝혔다.
강 교수는 “비대위가 개최한 심포지엄에서 환자들 목소리를 듣고 우리나라 의료가 이 지경이 될 때까지 교수 집단은 무엇을 했는가 되돌아봤다”며 "우리가 진료 공백을 메우고 정부 정책의 부당함을 주장하는 데 매몰된 사이 진료실에 들어오기 더 어려워진 환자의 불안과 절망은 커지고 있었다"고 했다.
그는 교수로서 전공의 수련·노동 환경 개선을 외면했다고도 전했다. 강 교수는 “미래 의료 전문가로서 전공의가 몸 바쳐 의료를 지탱하는 동안 우리 교수들은 그 희생을 당연한 관행으로 치부했다”며 "그들의 빈 자리가 커진 뒤에야 그간 제자를 제대로 가르치려고 노력하는 대신 젊은 노동력을 착취하는 데 집중했음을 깨달았다"고 했다.
강 교수는 “정부는 전공의에게서 근로자의 기본 권리조차 빼앗아갔지만, 면허정지와 형사처벌에 대한 두려움보다 더 그들을 아프게 하는 것은 국민과의 신뢰가 깨져버린 것"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 의료를 바로 세우는 진정한 의료개혁의 첫 단계로, 먼저 '우리가 원하는 의료서비스의 모습'을 파악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올바른 정책을 실행하는 것은 정부의 몫”이라고 강조한 강 위원장은 "정부는 하루 빨리 전공의와 학생들에게 가하는 겁박을 거둬 이들이 일터로, 학교로 돌아올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하기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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