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중증 환자 절반 이상이 겪는 '이 증상', 예측 모델 개발

박혜연 분당서울대병원 교수팀

코로나 이후 헛것보는 ‘이 합병증’…예측 가능한 AI 개발돼
섬망은 갑작스러운 의식의 변화와 함께 주의력·인지기능 장애가 생기는 일시적 상태를 말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분당서울대병원 연구진이 코로나19 입원 환자들에게서 빈발하는 '섬망'을 조기에 예측할 수 있는 기계학습(머신러닝) 모델을 개발했다.

섬망이란 주의력 ,언어 구사력 등 인지 기능 장애와 함께 △수면장애 △환시 및 환청 △과다행동이나 불안증 등 정신병적 증상을 보이는 병이다. 최소 수 개월에 걸쳐 증상이 발생하는 퇴행성 치매와는 달리 단기간에 갑작스럽게 발생한다는 특징이 있다. 효과적인 치료제가 없어 미리 예측해 조기에 위험 요인을 조절해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병은 전체 입원 환자의 10~15%가 경험할 정도로 흔하며, 입원 환자의 의학적 경과를 악화하고 낙상 등을 유발해 격리 입원 기간을 늘린다. 최근 재유행이 이어지고 있는 코로나19 입원 환자에서도 이 비율이 크게 높아 문제가 되고 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코로나19 중증 환자의 섬망 유병률은 55~70%에 이르며, 이 중 약 30%가 수개월 이상 섬망을 경험하는 것으로 보고된다.

박혜연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연구팀은 서울대 산하 4개 병원에 코로나19로 격리입원한 878명을 대상으로 △복용약물 △기저질환 △영상·혈액 검사 등 93가지 섬망 요인을 활용해 코로나19 격리입원 환자의 섬망 발생을 예측하는 인공지능(AI) 모델을 개발하는 연구를 수행했다.

이를 통해 △입원 초기 생체신호 △투약한 약물 △혈액검사 결과 등 코로나19 환자의 임상정보를 입력하면 빠르고 정확하게 섬망 발생률·환자별 위험 인자를 확인할 수 있는 머신러닝 모델을 개발했다. 이 모델의 섬망 발생 예측 정확도는 87.3%로, 높은 확률로 코로나19 입원환자 중 초기 섬망 고위험군을 선별할 수 있다.

또한 단순 예측을 넘어, 환자의 개별적 위험인자를 확인한 뒤 약물을 비롯한 조절·중재 가능한 요인들이 무엇인지 제안해줄 수도 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환자의 섬망 발생 위험을 높이는 주요 인자는 9개가 있으며, 이 중에서 △약물(항정신병, 항생제, 진정제, 해열제) △기계적 환기(인공호흡) △혈중 나트륨 감소가 특히 위험하다. 머신러닝이 이러한 지표에 이상이 있을 경우 경고해주는 식이다.

박 교수는 "이번 예측 모델을 활용한다면 환자별 위험 요소를 사전에 파악하고 약물을 조절할 수 있어 섬망 발생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머신러닝 모델이 실제 임상 현장에서 활용될 수 있도록 검증 연구를 수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디지털 헬스(Digital Health)》에 최근 게재됐다.

    임종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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