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절제 최소화하는 ‘이 수술’, 조기 위암 표준수술법만큼 효과적
서울대병원 연구팀, "유문보존 위절제술, 부작용 발생 적고 생존율 차이 없어"
국내 9개 기관 16명의 연구진으로 구성된 '클라스(KLASS-04)' 연구팀은 위 중간부 조기 위암 환자 256명을 대상으로 복강경 유문보존 위절제술과 복강경 원위부 위절제술의 예후를 3년간 추적 관찰해 이 같은 결과를 확인했다고 6일 발표했다. 연구팀은 이혁준·양한광(현 국립암센터 원)·박도중·공성호 서울대병원 위장관외과 교수 및 김형호 前교수, 서윤석·안상훈 분당서울대병원 위장관외과 교수 등으로 구성됐다.
최근 위내시경 검진 활성화로 위암의 70%는 조기에 발견되며, 이런 조기 위암 환자 10명 중 9명은 수술로 완치가 가능하다. 따라서 수술 후 위장관 기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절제 부위를 최소화해 부작용을 줄이는 보존적 수술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기존 표준 복강경 수술법인 ‘원위부 위절제술(LDG)’은 위 하부와 유문(위와 십이지장 연결 부위)을 포함한 3분의 2를 절제한 후 남은 위와 소장을 연결하는 수술법이다. 위로 들어온 음식물이 소장으로 바로 내려가면서 설사를 유발하거나 담즙이 역류하는 문제가 있다.
이같은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고안된 것이 ‘유문보존 위절제술(LPPG)’이다. 위 기능을 최대한 유지해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위 하부와 유문을 보존하고 위 중간부의 절반 정도만 절제하는 방법이다. 다만 두 수술법을 객관적으로 비교한 다기관 무작위 배정 연구는 없는 상황이었다.
이에 연구팀은 위의 중간부에 조기 위암이 있는 환자 256명을 ▲유문보존 위절제술(유문보존군) ▲원위부 위절제술(원위부절제군) 그룹으로 나눠 수술 결과를 추적 관찰했다. 1차 평가지표는 수술 후 1년째 덤핑증후군이었다. 덤핑증후군은 음식물이 소화되지 않은 채 소장으로 내려가 발생하는 복통, 설사, 저혈당, 땀흘림 등 전신 증상을 말한다. 2차 평가지표는 수술 후 3년간 추적한 합병증, 영양 상태, 재발률, 삶의 질 등이었다.
그 결과, 유문보존 위절제술 환자군이 표준 치료법인 원위부 위절제술 환자군에 비해 수술 후 영양학적 지표가 우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합병증 발생률과 생존율은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세부적으로 보면, 덤핑증후군 발생률은 유문보존군과 원위부절제군이 각각 15.8%, 13.2%로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영양 상태는 유문보존군이 원위부절제군에 비해 잘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술 3년 후 혈액 검사로 평가한 헤모글로빈, 단백질, 알부민 수치 모두 유문보존군이 높았다.
또한, 유문보존군과 원위부절제군의 담석증 발생률(2.3% vs 8.6%), 역류성 위염 발생률(6.3% vs 17.8%) 모두 유문보존군이 우수했다. 유문보존 위절제술은 ‘담석증 및 역류성 위염’이 덜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의미다.
반면, 역류성 식도염 발생률(17.8% vs 6.3%), 위 배출 지연(위 속 음식물이 십이지장으로 배출되는 데 문제가 생긴 상태. 16.3% vs 3.9%) 발생률은 원위부절제군에 비해 유문보존절제군이 높았다. 다만 전체 합병증 발생률과 삶의 질은 두 군에서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두 그룹의 전체 생존율과 무병 생존율에서도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수술 3년 후 전체 생존율은 유문보존군과 원위부절제군에서 각각 99%, 100%였고, 3년 후 무병 생존율은 두 그룹 모두 99%였다.
이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위 중간부 조기 위암 환자 치료에서 비교적 최신 수술 기법인 유문보존 위절제술의 임상적 효과와 안전성을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며 “수술 후 삶의 질을 높이는 위암 수술 방법 개발을 위해 꾸준히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외과 분야의 최고 권위지 ≪외과학 연보(Annals of Surgery)≫ 최근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