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 배 아프고 설사 나온다면"...약보다 잘 듣는 식습관은?
약물 치료, 증상 완화에 그쳐…지속가능한 비약물적 치료에 주목
IBS는 뚜렷한 신체적 질환이 없음에도 복부 통증과 불편감을 동반하며 설사 또는 변비 등 다양한 소화기 증상을 유발하는 만성 질환이다. IBS는 우리나라 인구의 약 10%가 경험할 만큼 흔한 질환이지만 갑작스러운 복통과 설사 등으로 인해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초래하며 환자의 삶의 질을 심각하게 저하시킬 수 있다. 그러나 IBS의 정확한 발생 원인이 아직 밝혀지지 않아 현재 IBS의 약물 치료는 주로 증상 완화에 국한된다.
이러한 한계로 인해 IBS 치료에서는 약물에 의존하지 않는 치료법이 주목받는다. 비약물적 치료인 식이요법과 생활습관 변화는 IBS 증상을 지속적으로 완화할 수 있으며 내성의 우려가 없어 환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미국 메이요클리닉 소화기내과 샤오징 왕 박사, 아트리움 헬스 대학의 임상건강 심리학자 엘리즈 타쿠 박사, 젠틀 GI 소화기내과 조던 샤피로 박사 등 연구진은 IBS와 관련된 1582편의 논문을 검토해 IBS 치료에 효과적인 다양한 비약물적 치료법을 제안한 연구를 《영국의학저널(The BMJ; British Medical Journal)에 발표했다.
식이요법, 수용성 섬유질인 차전자피 섭취를 천천히 늘려라
식이요법은 IBS 증상 완화에 있어 핵심적인 요소로 꼽힌다. 연구에 따르면 IBS 환자들은 특정 음식이 증상에 영향을 미친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다.
특히 대표적인 수용성 섬유질인 차전자피(질경이 씨앗의 껍질)는 변비와 가벼운 설사를 완화하는 데 효과적이다. 906명의 IBS 환자를 대상으로 한 14건의 무작위 대조 시험 결과, 수용성 섬유질 섭취가 증상을 유의미하게 개선한 반면, 불용성 섬유질(예: 밀기울)은 효과가 확인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하루 25~35그램의 수용성 식이섬유를 천천히 늘려 섭취할 것을 권장했다.
또한 키위는 최근 IBS 증상을 완화하는 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주목받고 있다. 매일 녹색 키위 두 개를 섭취한 환자들은 배변 횟수가 증가하고 위장 불편감이 감소하는 효과를 경험했다.
지중해식 식단은 최소한으로 가공된 식물성 식품과 건강한 지방을 중심으로 구성된 식단으로, 가장 건강한 식단 중 하나 알려졌다. 일부 지중해 식단을 시도한 환자들의 경우 IBS 증상과 우울증 점수를 개선하는 효과를 보였으나, 환자들의 IBS 개선 효과는 주로 개별 지중해 식단의 섭취 식품 종류에 따라 좌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포드맵 식단, 가스를 덜 생성하는 음식을 즐겨라
포드맵(FODMAP)은 소장에서 잘 흡수되지 않고 대장에서 발효되어 가스를 생성하고 복부팽만감을 유발하는 인체가 소화하기 어려운 식이 탄수화물을 뜻한다. 포드맵이라는 이름은 발효당(Fermentable), 올리고당(Oligosaccharide), 이당류(Disaccharides), 단당류(Monosaccharides), 그리고(And) 당알코올(Polyols)의 첫 글자를 따 만들어졌다.
저포드맵 식단은 이러한 포드맵 식품을 피하는 식사법으로, IBS 증상을 완화하는 데 탁월한 효과를 보였다. 실제로 연구 결과를 보면, 저 포드맵 식단은 다른 식이요법이나 경련 방지제 등 약물치료 보다 더 좋은 효과를 보였으며, 16주 이상 꾸준히 실천했을 때는 90%가 넘는 사람들의 증상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비타민 D, 염증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비타민 D는 장내 칼슘 흡수를 돕고 미생물군 변화와 염증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비타민 D 결핍은 IBS 증상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연구에 따르면 비타민 D 결핍이 있는 IBS 환자가 비타민 D 보충제를 복용할 경우 증상 점수와 삶의 질 지표에서 유의미한 개선을 보였다. 다만, 비타민 D 결핍이 없는 환자들에게는 효과가 증명되지 않았다.
프로바이오틱스도 도움
장내 미생물군 조절은 IBS 치료의 중요한 영역으로 주목받고 있다. 프로바이오틱스를 적절히 복용할 경우 IBS 증상을 완화하는 데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프로바이오틱스 중 어떤 균주나 조합이 가장 효과적인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한편, 건강한 사람의 대변 속 미생물을 환자의 장에 이식하는 대변 미생물 이식(FMT) 치료법은 시간이 지나면 효과가 감소하고 일부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IBS 치료법으로 추천되지 않는다.
심리적 안정과 인지 행동 치료
스트레스, 우울증, 불안은 IBS 증상을 악화시키는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이를 개선하기 위한 인지 행동 치료와 같은 심리적 접근법은 대인관계 개선과 자기 효능감을 강화하며 증상을 완화하는 데 효과적으로 나타났다. 특히 '마음챙김 명상'이나 '서면표현 공개'와 같은 기법은 IBS 증상을 유의미하게 개선하는 데 기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