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혈관장벽 여는 고집적 초음파...새 알츠하이머 치료법 가능성 확인"

뇌혈관장벽 개방해 아밀로이드 베타 감소...망상 등 심리상태 호전

왼쪽부터 고대안암병원 신경외과 장진우 교수, 세브란스병원 신경과 예병석 교수, 삼성서울병원 신경외과 장경원 교수. [사진=고대 안암병원]
고집적 초음파를 이용한 뇌혈관장벽 개방술이 알츠하이머병 증상 개선에 효과적이라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신경외과 장진우 교수, 세브란스병원 신경과 예병석 교수, 삼성서울병원 신경외과 장경원 교수 연구팀은 고집적 초음파를 이용해 알츠하이머병을 치료하는 치료법의 안정성과 일부 신경학적 증상 개선 효과를 확인했다고 20일 밝혔다.

고집적 초음파는 초음파 에너지를 특정한 부위에 집중시켜 조직에 물리적, 열적, 또는 생물학적 효과를 유도하는 비침습적 의료 기술이다.

연구팀은 반복적인 고집적 초음파로 뇌혈관장벽(BBB)을 일시적으로 개방하는 치료법을 통해 아밀로이드 베타 플라크가 줄어들고 알츠하이머 환자들의 신경학적 증상이 일부 개선된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알츠하이머병은 기억력, 사고력, 판단력, 학습 능력 등 정신 기능이 점차적으로 감소하는 치매의 한 종류다. 치매를 앓는 고령자 중 60~80%는 알츠하이머병이 그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아밀로이드 베타 플라크는 알츠하이머를 유발하는 독성물질로, 이를 제거하기 위한 다양한 약물이 개발되고 있지만 뇌혈관장벽이라는 난관에 부딪혀왔다. 뇌혈관장벽은 혈액 속 유해물질이 뇌로 들어오는 것을 막는 보호막 역할을 하지만, 동시에 치료 약물의 전달도 막아 치료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

장 교수 연구팀은 2022년 6월부터 2023년 7월까지 알츠하이머 환자 6명을 대상으로 임상연구를 수행했다. 환자들은 2개월 간격으로 총 세차례 고집적 초음파 시술을 받았다.

연구 결과, 치료 후 6명의 전두엽 뇌혈관장벽이 평균 43.1㎤ 일시적으로 개방된 것을 확인했다. 또한 6명 중 4명의 환자에서 아밀로이드 베타 플라크가 평균 14.9 센틸로이드(Centiloid) 감소했다.

센틸로이드는 아밀로이드 PET 검사 결과를 기반으로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뇌에 쌓인 아밀로이드 플라크의 축적 정도를 나타내는 단위다. 이 점수는 아밀로이드 음성인 사람들의 평균값을 0으로, 알츠하이머병 환자들의 평균값을 100으로 설정해 산출된다. 0에 가까울수록 알츠하이머병과 무관하다.

환자들의 행동심리 증상도 크게 개선됐다. 환자의 행동과 심리 등 비인지적 증상을 평가하는 이상행동평가(CGA-NPI)는 환자 6명 중 5명(83%)에서 망상, 불안, 짜증 등의 신경정신적 증상 점수가 6.3점에서 2.8점으로 하락했으며 행동 및 심리상태도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장진우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알츠하이머병 등 난치성 신경계질환에 고집적 초음파를 이용한 뇌혈관장벽 개방술의 적용 가능성을 일부 확인할 수 있었다”며 “향후 다양한 추가 임상 연구를 통해 장차 임상에서 사용할 수 있는 치료 전략의 하나가 될 수 있게 뇌혈관장벽 개방술을 발전시켜나가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미국 고집적초음파재단(FUS foundation)의 지원을 받았으며, 연구 결과는 신경외과 분야의 권위 있는 학술지인 ≪저널 오브 뉴로서저리(Journal of Neurosurgery≫ 2025년 1월호에 게재됐다.

    김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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