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톱에 까만 줄이 암세포?"…30대女 '이 암' 뇌까지 퍼졌다, 무슨 일?
치료해도 재발 잦은 손발톱밑 흑색종, 손톱 까만 선 두께 3mm 이상이면 암 의심
영국 매체 더 미러에 따르면 켈리 헤더(38)는 2017년 손톱에 생긴 검은 선을 발견했다. 흑색종을 의심하고 처음 병원에 갔을 때는 암세포가 보이지 않는다는 소견을 들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선은 점점 짙어졌고 3개월마다 추적 관찰한 결과 흑색종 진단을 받았다. 손톱 밑에 암세포가 자라고 있던 것이다.
켈리는 곧바로 종양 제거 수술을 받았다. 이후 암세포가 남아있진 않은지 확인하기 위해 추가 검사를 요청했다. 하지만 병원에서는 이미 켈리의 상태를 0기(전이 불가)로 분류했기에 검사를 거부당했다고 켈리는 주장했다.
약 6개월 뒤 암은 손톱 부위에 재발했다. 이전 수술과 달리 이번에는 손가락 일부를 절단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켈리는 “다른 곳으로 암이 전이되는 것보다는 차라리 손가락을 자르는 게 낫다”고 말했다. 종양과 함께 손가락 끝을 제거한 그는 2020년 3월, 완치 판정을 받았다.
겨드랑이에 만져지는 혹, 암 재발 후 뇌에도 종양 생겨
불행히도 암은 다시 시작됐다. 2022년 8월, 켈리는 겨드랑이에 혹이 만져지는 것을 발견했다. 흑색종이 림프계를 통해 전이된 것이다. 이후 면역치료를 받고 몸의 회복에 집중한 켈리는 관해(완치는 아니지만 임상적 증상이 거의 사라진 상태) 판정을 받았다.
그사이 새로운 생명이, 네 번째 아이가 찾아왔다. 하지만 임신 35주차에 켈리는 왼쪽 다리를 제대로 들어 올릴 수 없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는 “다리가 심하게 떨리기 시작했고 1분도 지나지 않아 부엌에서 발작을 일으켰다”고 말했다. 병원을 찾은 그는 흑색종이 뇌로 전이돼 4기 말기 암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임신 탓에 치료를 미룰 수밖에 없었던 켈리는 2023년 12월, 제왕절개로 아이를 출산하고 10일 이내에 종양 제거 뇌수술을 받았다. 갓 태어난 아이를 돌보면서 켈리는 항암치료도 시작했다. 현재 그는 두 가지 면역치료를 계획하며 모금활동을 진행 중이다. 켈리는 “다음엔 어떤 곳에 암이 나타날지, 아기에게 암을 옮겼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지만 긍정적인 태도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암이 림프계로 전이되기 전에 추가 검사를 받았으면 훨씬 더 일찍 발견할 수 있었을텐데”라며 “병원에 추가검사를 요구 거절당했던 당시, 성가신 환자처럼 굴걸 후회된다”고 덧붙였다.
주로 피부에 발생하는 악성 흑색종, 손발톱에 생길 수 있어
사연 속 여성에게 발생한 흑색종은 피부 속 색소를 만드는 멜라닌세포가 일으키는 암이다. 말레닌 세포는 피부나 점막에 있는 정상적인 세포다. 이 세포에 생긴 암이 악성 흑색종이다. 주로 피부에 발생하지만 눈, 코, 식도 등에서도 생긴다. 전이나 재발이 쉬워 피부암 중 가장 치명적이라고 알려졌다.
위 사연처럼 드물지만 손톱과 발톱에도 흑색종이 생길 수 있다. 피부암 중에서도 0.7~3.5%에 그치는 손발톱밑 흑색종의 흔한 특징은 까만 선이다. 손발톱바닥(손톱 밑에 있는 피부)이 흑갈색으로 물들고 검은색 세로 줄무늬가 나타난다.
가려움‧통증 없는 까만 줄무늬, 방치하면 암 쉽게 전이
까만 선은 가려움이나 통증 등이 없고 점이나 멍처럼 보이기도 한다. 방치하면 위 사연에서도 알 수 있듯 암세포가 혈액을 타고 림프절 등 다른 부위로 쉽게 이동한다. 암의 진행 정도, 치료 시기 등에 따라 환자의 생존‧재발 가능성이 달라진다.
손발톱밑 흑색종의 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가족력, 50~70세 나이, 어두운 피부 등 조건에 영향받는 것으로 추정된다. 피부에 생기는 일반적인 흑색종과 달리 햇빛 노출은 큰 관계없다는 보고가 있다.
손발톱밑 흑생증과 흑색조갑증, 차이점은?
다만 손톱에 생긴 모든 까만 줄무늬가 흑색종은 아니다. 예컨대 흑색조갑증은 여러 손발톱에 세로로 짙은 선이 생기는 증상이 나타난다. 흑색조갑증은 조갑의 뿌리 부분인 조갑 기질에 검은 점이 있거나 방사선 치료, 약물 복용 후 발생할할 수 있다. 흑색종과 증상이 비슷해 헷갈릴 수 있다.
세로선의 두께가 3mm 이상이거나 다양한 색상을 띤다면 암을 의심해봐야 한다. 세로선이 비대칭적이고 경계가 흐릿한 경우, 선의 모양이나 크기가 빠르게 변하는 것도 흑색종일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