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스마트폰 어쩌나"...공격성+'이것' 경험도 높아진다고?

어린 나이에 스마트폰 사용할수록 공격성, 환각 경험할 가능성 높아

스마트폰 사용은 아이들을 공격적으로 만들고 현실에서 멀어져 환각에 빠지게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스마트폰은 청소년의 정신 건강에 얼마나 해로운 영향을 미칠까.

미국 비영리 단체 사피엔 랩스(Sapien Labs)가 미국과 인도에 거주하는 13~17세 청소년 1만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스마트폰 사용은 아이들을 공격적으로 만들고 현실에서 멀어져 환각에 빠지게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영향은 스마트폰 사용을 시작하는 나이가 어릴수록 더 심해지는 경향을 보였다.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설문에 참여한 청소년들은 앞선 세대보다 정신 건강 면에서 훨씬 더 심각한 문제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중에서도 가장 어린 연령대 아이들이 공격성, 분노, 환각을 경험할 가능성이 더 높았다.

자세히 보면,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13세 청소년의 37%가 공격성을, 20%가 환각을 경험한다고 보고했다. 17세에서 이 비율은 각각 27%와 12%였다. 또한, 이들은 자신이 스스로에게 해를 끼칠 수 있다고도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에 참여한 미국 여학생의 42%와 남학생의 27%가 자살 충동을 느낀 적이 있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에 참여한 청소년 대다수가 절망감, 죄책감, 불안을 느끼며 원치 않는 생각에 시달린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40% 이상이 현실과의 괴리감, 기분 변화, 위축, 과거의 트라우마가 자꾸 떠오르는 경험을 한다고 답했다.

보고서는 "오늘날의 17세가 보통 11~12세에 휴대폰을 갖게 된 반면, 오늘날의 13세는 10세에 휴대폰을 갖게 됐다"고 지적하며, 휴대폰이 아이들을 사회로부터 멀어지게 만든다고 경고했다.

흥미롭게도, 공격성 증가는 여학생에게서 더 두드러지게 관찰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여성 청소년 응답자의 65%가 스마트폰 사용으로 인해 일상생활을 하는 데 어려움을 겪거나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피엔 랩스의 수석 과학자인 타라 티아가라잔은 "휴대폰을 갖게 되면 사람과의 대면 상호작용이 훨씬 줄어들고, 대면 상호작용이 줄어들수록 실제 사회 구조에 덜 통합되게 된다"며 "인류가 지난 수 십만 년 동안 이어져 온 방식으로 연결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학교에서 실제 폭력을 경험하는 아이들이 상당히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아이들은 자신의 안전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며 "이는 모두가 관심을 갖고 주목해야 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에 대해 중독 심리학자 니콜라스 카다라스 박사는 공격성이 휴대폰 사용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이 놀랍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디지털 세계는 무엇이 진짜이고 무엇이 가짜인지 구별하는 능력을 손상시킬 수 있다"며 "디지털 기기가 주어지는 나이가 어릴수록 나중에 정신건강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기술중독 회복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카다라스 박사는 휴대폰을 빼앗은 부모에게 폭력성을 보인 청소년들이 센터를 찾는 경우를 종종 본다고 전했다. 실제로 테네시주의 한 학교에서 휴대폰을 압수한 교사에게 여학생이 후추스프레이를 뿌리는 사건을 비롯해, 미국 전역에서 유사한 일로 교사를 폭행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지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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