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부모 이혼하면"...노인 돼서 뇌졸중 위험 61% 높다

당뇨병이나 우울증에 필적하는 위험 요인

10대 시절을 포함한 어린 시절 부모가 이혼한 경우 노인이 됐을 때 뇌졸중 위험이 61%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이혼한 부모의 자녀는 노년이 됐을 때 뇌졸중 위험이 높다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플로스 원(PLOS One)》에 발표된 캐나다와 미국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23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10대 시절을 포함한 어린 시절 부모가 이혼한 경우 노인이 됐을 때 뇌졸중 위험이 61%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흡연, 신체 활동 부족, 낮은 소득과 교육, 당뇨병, 우울증, 낮은 사회적 지원 등 뇌졸중과 관련된 대부분의 알려진 위험 요소를 감안한 결과로 뇌졸중의 양대 위험 요인인 당뇨병과 우울증에 필적하는 수준이라고 연구진은 지적했다.

연구진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연례 미국인 건강 조사의 일환으로 2022년에 수집한 65세 이상 노인 1만3200여 명에 대한 데이터를 분석했다. 연구에 참여한 미국 노인의 7% 이상이 뇌졸중을 겪었고, 거의 14%가 이혼 가정의 자녀였다. 연구진은 의도적으로 어린 시절 학대를 경험한 사람은 제외했다.

연구진의 일원인 미국 텍사스대 알링턴캠퍼스의 필립 데이든 교수(사회사업학)는 "어린 시절 신체적, 성적 학대를 겪지 않더라도 부모가 이혼해 한부모 가정에서 자란 사람은 뇌졸중 발생 가능성이 더 높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정서적 학대, 방치, 가정 내 정신질환 및 약물 남용, 부모의 가정폭력 노출 등 다른 형태의 아동기 역경은 뇌졸중 위험을 크게 증가시키지 않는다는 점도 발견했다.

연구진은 이혼이 왜 노년기에 뇌졸중 위험을 증가시키는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생물학적 요인과 사회적 요인이 모두 작용할 수 있다고 추론했다. 연구진의 일원인 캐나다 토론토대 생애과정 및 노화 연구소의 에스메 풀러-톰슨 소장은 "어린 시절에 부모가 이혼하면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가 지속적으로 높아질 수 있다"며 "어렸을 때 이러한 경험을 하면 뇌 발달과 스트레스에 대응하는 아이의 능력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했다.

종전 연구에서도 부모의 이혼이 고혈압과 수면 장애를 포함한 다른 뇌졸중 위험 요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풀러-톰슨 소장은 "우리는 이러한 연관성에 기여할 수 있는 메커니즘을 밝혀내야 한다"라고 했다.

다음 링크(https://journals.plos.org/plosone/article?id=10.1371/journal.pone.0316580)에서 해당 논문을 확인할 수 있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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