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화학물질, 꼼짝 마!"…이것 잡아먹는 세균 발견
오염된 토양에서 PFAS와 독성 부산물까지 먹어치우는 'F11 박테리아 균주' 발견…문제 해결의 실마리 찾았다
'영원한 화학물질' PFAS는 물론 그 독성 부산물까지 먹어 치우는 박테리아(세균)를 오염된 흙에서 찾아냈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버팔로대 등 공동 연구팀은 오염된 토양에서 채취한 균주가 PFAS의 강한 탄소-불소 결합을 분해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연구의 교신 저자인 버팔로대 다이애나 아가 박사(화학)는 "유해물질 PFAS의 '영원성'을 깨부술 수 있는 박테리아를 드디어 발견했다"고 말했다.
연구팀에 의하면 PFAS는 환경이나 인체에서 분해되지 않으며, 특히 몸 안에 계속 쌓인다. 미국인 97%의 몸에서 발견되며 종류도 수천 종이나 된다. 과불화화합물(PFAS)의 두 가지 주요 유형으로는 과불화옥탄산(PFOA)과 과불화옥탄술폰산(PFOS)을 꼽을 수 있다. 이 유해 물질은 PFAS는 각종 암으로 여성을 집중적으로 공격하는 측면이 있다. 하지만 남성 암 발병과의 연관성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미국 내무부 미국지질조사국(USGS)에 의하면 미국 식수의 45%가 PFAS에 오염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까지 PFAS 정화 작업은 이들 물질을 흡착하고 포획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하지만 앞으로는 특정 미생물을 이용해 PFAS의 강한 화학결합을 분해함으로써, 이 유해물질이 환경에 오랫동안 남아 있지 못하게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에 의하면 최소 3가지 유형의 PFAS를 분해하고 변형할 수 있는 박테리아 균주가 확인됐다. 특히 이 박테리아를 이용해 화학물질의 결합 분해 과정에서 생기는 독성 부산물 중 일부까지 없앨 수 있게 됐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특정 박테리아(Labrys portucalensis F11, 약칭 'F11')는 100일 간의 노출 후 PFOS의 90% 이상을 대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PFOS는 가장 잦게 검출되는 PFAS 중 하나다. 지난해 미국 환경보호국(EPA)청에서 유해 물질로 지정됐다. 아가 박사는 "PFAS의 탄소와 불소 원자 사이의 결합은 매우 강하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미생물은 이를 에너지원으로 쓸 수 없다. F11 박테리아 균주는 불소를 잘라내고 탄소를 먹는 능력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박테리아는 혹독하고 오염된 환경에서 진화를 거쳐 주변의 오염된 화학물질을 먹이로 활용해 굶주림을 피할 수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아가 박사는 뉴욕주립대(SUNY) 교수이기도 하다. 이 연구에는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환경보건과학원이 지원했고 미국 피츠버그대, 포르투갈 가톨릭대 등이 협력했다.
연구팀은 F11 박테리아가 PFAS를 더 빨리 소비하는 방법을 집중 연구할 계획이다. 이 연구 결과(PFAS biodegradation by Labrys portucalensis F11: Evidence of chain shortening and identification of metabolites of PFOS, 6:2 FTS, and 5:3 FTCA)는 《총체적 환경과학(Science of The Total Environment)》에 실렸고 미국과학진흥회 포털 '유레카얼럿(Eurekalert)'이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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