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어머니 “전은 부치지 말자” vs “아예 차례 음식 살까?”
차례상 “가족들의 합의 가장 중요”

이번 설도 명절 음식 만들기가 고민일 것이다. 차례상도 준비해야 한다. 특히 전을 부칠 생각을 하면 부담이 크게 늘어난다. 요즘은 젊은 남편들의 가사 분담이 늘었지만 명절 음식 장만은 여전히 여성들의 몫이다. 성균관유도회총본부는 2022년부터 설 차례 간소화 방안을 발표하고 “상차림은 가족들의 합의가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설 음식, 차례상 준비에 대해 다시 알아보자.
차례상 “가족들의 합의 가장 중요”...전은 꼭 올릴 필요 없는 이유?
성균관유도회총본부는 한국유교문화진흥원, 성균관의례정립위원회와 함께 2022년부터 설 차례 간소화 방안을 발표했다. 설 차례상 기본 음식은 떡국, 나물, 구이, 김치, 과일, 술 등 6가지이며 전은 꼭 올릴 필요가 없다. 상차림은 가족들의 합의가 가장 중요하다. 기본 6가지에 육류, 생선, 떡을 추가할 수 있다. 실제로 조선 문신들의 문헌에선 기름진 음식(전 등) 등 과도한 상차림을 경계하고 있다. 유교 관련 관계자 중 일부는 음식은 직접 만들면 가장 좋지만 형편에 따라 사서 올려도 된다는 주장도 한다.
시어머니 “우리는 전 부치지 말자”...그 깊은 뜻은?
집안 어르신들도 과거의 풍습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과도한 명절 음식 준비로 인해 가족 간에 불화가 싹트면 안 된다는 생각이다. 특히 전을 부치면 집안에 기름 냄새가 나고 유증기로 인해 폐-기관지 건강에도 좋지 않다. 일부 시어머니들은 “우리는 전 부치지 말자”고 며느리에게 권하는 경우도 있다. 과거 집안 어른이 “번거롭고 비용이 많이 드는 명절 음식을 만들지 말라”고 조언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준다. 명절은 즐거운 날이다. 후손들에게 부담스런 날이 돼선 곤란하다.
아예 명절 음식 살까?...집에서 직접 만드는 것보다 비용 적을 수도
시장 상인들이 만든 명절 음식을 구입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차례상 대행 업체도 호황을 누리고 있다는 소식이다. 음식 품질도 비교적 괜찮고 가격도 합리적이라는 평가가 있다. 요즘 식품 값이 크게 올라서 집에서 직접 만드는 것보다 비용이 적게 들 수 있다. 꼭 필요한 음식만 구입하는 것도 장점이다. 명절 뒤에 남은 음식 때문에 고민하는 부담도 없다. 특히 힘든 명절 노동으로 인한 가족 불화가 싹틀 걱정을 덜 수 있다. 남은 시간은 밀린 대화, 고궁 관람 등으로 여유 있게 보낼 수 있다.
특정 과일 꼭 올릴 필요 없어...명절은 가족 사랑 다지는 날
조선시대 예법 문헌에는 차례상의 ‘홍동백서’(붉은 과일은 동쪽, 흰 과일은 서쪽)와 ‘조율이시’(대추·밤·배·감)가 나와 있지 않다. 조상님이 드시기 편하도록 음식을 배열하면 된다. 특정 과일을 꼭 올릴 필요도 없다. 고인이 생전에 즐기던 음식을 올리면 더욱 좋다. 어려운 한자 지방 대신에 고인의 사진을 놓고 차례를 지내며 과거 추억을 떠올려보자. 후손들이 고인이 남긴 말씀을 되새기며 명절의 진정한 의미를 살릴 수 있다. 명절은 가족 사랑을 더욱 다지는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