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병' 있으면...잠든 후 렘수면 늦게 도달

알츠하이머병 환자, 렘수면 도달 시간 오래 걸린다…건강한 수면 습관 실천해야

'이 병' 있으면...잠든 후 렘수면 늦게 도달
알츠하이머병 환자는 잠든 후 렘수면에 도달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경향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알츠하이머병 환자는 잠든 후 렘수면에 도달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경향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수면은 1~4단계로 이루어지는데, 수면 초반에는 얕은 수면을 하다 깊은 수면을 취하게 되며 보통 하룻밤에 90분을 주기로 4~5회 정도 반복된다. 렘수면의 경우 전체 수면의 20~25%를 차지하며, 수면 단계의 후반에 주로 나타난다. 렘수면 중에는 뇌가 기억을 처리해 장기 기억에 저장하게 되는데, 나이가 들수록 렘수면 단계에 도달하는 데 긴 시간이 걸린다.

연구진은 중국 베이징 중일우호병원 신경과를 찾은 평균 연령 70세 환자 128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참가자 중 절반은 알츠하이머병 환자였고, 약 3분의 1인 경도 인지 장애가 있었다. 나머지 참가자의 인지 능력은 정상이었다.

참가자들은 병원에서 하룻밤을 보내며 뇌파 활동, 안구 운동, 심박수, 호흡을 측정했다. 연구진은 이들이 잠든 후 렘 수면에 도달하는 시간을 기준으로 이른 렘수면 그룹과 지연 렘수면 그룹으로 나누었다. 평균적으로 이른 렘수면 그룹은 렘수면이 시작되기까지 98분 이하, 지연 렘수면 그룹은 193분 이상이 걸렸다. 알츠하이머병 환자는 렘수면이 시작되기까지 긴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더 높았다.

분석 결과, 지연 렘수면 그룹은 알츠하이머병 환자에게서 관찰되는 두 가지 독성 단백질 아밀로이드와 타우 수치가 더 높은 경향을 보였다. 지연 렘 수면 그룹은 이른 렘수면 그룹보다 아밀로이드가 16%, 타우가 29% 더 많았다. 또한 알츠하이머병에서 감소하는 BDNF(brain derived neurotrophic factor)라는 건강한 단백질이 39% 더 적었다.

연구 책임 저자인 미국 UCSF(캘리포니아대 샌프란시스코캠퍼스) 정신 및 행동 과학과 부교수인 유에 렝 박사는 "렘수면이 지연되면 학습 및 기억에 관여하는 과정을 방해해 뇌가 기억을 통합하는 능력이 저하된다"며 "(렘수면이) 충분하지 않거나 지연되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이 증가할 수 있고, 이는 기억 통합에 있어 매우 중요한 뇌의 해마를 손상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렝 박사는 "향후 연구에서는 수면 패턴에 영향을 미치는 특정 약물의 효과를 연구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쥐를 대상으로 한 기존 연구 결과를 보면, 멜라토닌은 타우와 아밀로이드 축적을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알츠하이머병이 우려되는 사람은 건강한 수면 습관을 실천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수면무호흡증과 같은 질환을 치료하고 과음을 피하는 것도 건강한 수면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알츠하이머협회 저널 《Alzheimer’s and Dementia》에 'Association of rapid eye movement sleep latency with multimodal biomarkers of Alzheimer's disease'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지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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