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년 된 이 '강심제'...'나잇값' 톡톡히 한다?
전통의 디곡신, 英국민건강보험에 연 1억200만파운드 비용 절감…전 세계 건강보험에서 '효자 노릇' 톡톡
연구팀에 의하면 디곡신(digoxin)은 강심제로 심장이 불규칙하고 빨리 뛰는 심방세동을 비롯해 심부전, 울혈성심부전, 심막염, 심근병 등 심장병 치료에 쓰인다. 심박출량을 늘리고 심장 박동수를 조절해준다. 디곡신은 심장근육의 세포 내 칼슘 농도를 높이며, 이는 심근의 수축력 증가로 이어진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디곡신을 투여받은 심장병 환자는 베타차단제를 투여받은 환자에 비해 부작용을 훨씬 덜 겪고, 입원 및 진료 횟수도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덕분에 디곡신을 투여한 환자 1인당 연 평균 530파운드(약 96만원)의 비용이 절감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국민건강보험에 이를 적용하면 연간 1억200만 파운드의 비용 절감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추정됐다.
연구팀은 특정 임상시험(RATE-AF)에 대한 경제분석을 통해 심방세동 등을 앓는 노인 환자에 널리 쓰는 디곡신과 베타차단제의 차이를 조사했다. 영국 국립보건의료연구원(NIHCR)이 자금을 지원한 이 임상시험에는 160명이 참가했다. 이들은 무작위로 배정돼 12개월 동안 디곡신이나 베타차단제를 투여받았다.
연구의 교신 저자인 수 조웻 교수(보건경제학부)는 "분석 결과 디곡신이 베타 차단제에 비해 비용 효율이 더 높을 확률은 94%였다. 임상시험 결과를 더 폭넓게 적용하면 비용을 더 많이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의 제1 저자인 디팍 코테차 교수(심혈관병)는 "심방세동, 심부전 등 심장병은 앞으로 수십 년 동안 유병률이 2배로 껑충 높아질 것으로 우려된다. 환자와 의료시스템의 부담을 최대한 줄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식물 '디기탈리스'에서 추출한 성분으로 만든 디곡신은 전세계 심장병 환자에게 '약방의 감초'처럼 처방된다.
이 연구 결과(Cost-effectiveness of digoxin versus beta blockers in permanent atrial fibrillation: the Rate Control Therapy Evaluation in Permanent Atrial Fibrillation (RATE-AF) randomised trial)는 《심장(Heart)》 저널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