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女 38%, 부모 등 간병하다 '힘든' 폐경 맞는다?

메이요클리닉 "중등도에서 중증의 혈관운동증상, 불면, 업무생산성 저하, 심혈관병 위험 증가 등 겪어"

중년女 38%, 부모 등 간병하다 '힘든' 폐경 맞는다?
부모 등 환자를 간병하는 미국 중년 여성의 38%가 심한 갱년기 증상을 겪는다. 이들의 안면홍조, 식은땀, 가슴두근거림 등 증상이 다른 사람들보다 더 심하다. 한국도 비슷할 것 같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미국 중년여성은 아픈 부모 등 노인을 돌보다 자신도 늙는다. 이들 중년 간병 여성의 약 38%는 노인 환자를 돌보는 과정에서 중등도 이상의 심한 폐경기 증상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메이요클리닉 연구 결과에 따르면 병든 노인을 간병하는 사람의 평균 연령은 약 49세이고, 평균 돌봄 기간은 약 4년6개월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년 여성 간병인의 37.6%는 중등도에서 극심한 폐경 증상(폐경 평가척도 기준)을 보이는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팀은 2021년 3월~6월 메이요 클리닉 4곳 중 한 곳에서 1차진료를 받은 45~60세 여성 4295명을 조사했다. 그 결과 이들 가운데 19.7%가 아픈 노인을 간병하고 있으며, 이들 중 37.6%가 중등도 이상의 심각한 폐경 증상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년 여성의 약 34%는 폐경의 가장 흔한 증상인 혈관운동증상(VMS, Vasomotor Symptoms)을 심하게 겪었다. 혈관운동증상에는 폐경 과정의 안면홍조(얼굴 붉어지고 후끈거림), 식은땀, 가슴두근거림, 혈관 확장 등이 포함된다.

연구팀에 의하면 돌봄과 폐경의 겹침은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경제적, 정서적 측면에서 중년 여성에게 큰 부담을 줄 수 있다. 심각한 폐경기 증상으로는 정신건강 악화, 수면∙삶의질∙업무생산성 저하, 심혈관병 위험 증가 등을 꼽을 수 있다. 나이든 환자를 돌보는 중년여성은 간병 과정에서 폐경기를 겪을 확률이 높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늦은 나이에 아이를 가졌기 때문에, 자신의 아이와 노인을 함께 돌봐야 하는 이중 책임을 질 수 있다. 그들이 '샌드위치 세대'로 불리는 이유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주당 간병 시간이 늘어날수록 폐경기 증상의 부담도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에 겪는 스트레스 수준과 정신건강의 관련 지표를 고려했을 때 이런 연관성이 계속됐다. 주당 5시간 미만 간병을 하는 사람의 34.1%, 주당 5~14시간 간병하는 사람의 42.6%, 주당 15시간 이상 간병하는 사람의 50.4%가 폐경기 증상의 부담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당 15시간 이상 간병을 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중등도 이상의 폐경기 증상을 보일 확률이 훨씬 더 많이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의 제1 저자인 스테파니 S. 포비언 박사(여성건강, 일반내과)는 "여성은 다양한 역할을 맡고 있다. 중년기에 도전적인 커리어를 쌓고, 폐경기를 겪으면서 나이든 부모, 파트너, 특별한 도움이 필요한 자녀를 돌보는 중요한 책임을 맡을 수 있다. 이런 연결고리를 잘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중년 여성의 폐경기 증상과 간병의 연관성을 조사한 첫 연구 결과"라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중년 여성 간병인의 역할에 대한 포괄적인 의료 정책과 지원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 결과(Association of Informal Caregiving and Menopause Symptoms in Midlife Women: A Cross-Sectional Study)는 《메이요클리닉 회보(Mayo Clinic Proceedings)》에 실렸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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