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미국인, 다케다 CEO 선임…글로벌 제약업 첫 한인 수장
12년 만의 경영 승계…18개월 인수인계 후 2026년 공식 취임
일본 최대 제약회사이자 글로벌 다국적 제약사인 다케다제약(Takeda)이 한국계 미국인 줄리 킴(Julie Kim, 사진) 미국사업부 사장을 차기 대표이사(CEO)로 공식 선임했다. 다케다는 최근 이사회 의결을 통해 2026년 6월부로 줄리 킴을 크리스토프 웨버(Christophe Weber) 현 대표이사의 후임으로 임명한다고 밝혔다.
다케다 이사회는 지난 1월 30일(현지시간) 열린 회의에서 만장일치로 줄리 킴을 차기 대표이사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크리스토프 웨버 현 대표이사는 12년간의 임기를 마치고 2026년 6월 퇴임할 예정이다. 웨버 대표는 내년까지 약 18개월 동안 줄리 킴과 함께 인수인계를 진행하며 원활한 경영 승계를 지원할 계획이다.
웨버 대표는 GSK에서 20년간 근무한 후 2014년 다케다에 합류했으며, 이듬해인 2015년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그의 재임 기간 동안 다케다의 매출은 2015년 152억 달러에서 2024년 회계연도 기준 298억 달러로 두 배 가까이 성장했다.
다케다는 보도자료를 통해 "줄리 킴은 미국사업과 혈장 유래 치료사업부를 이끌며 뛰어난 성과를 보여준 가치 중심적 리더"라며 "회사 성장에 큰 기여를 한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줄리 킴 차기 대표는 “다케다는 독창적인 기업이며, 이 회사를 이끌 기회를 얻게 돼 매우 영광”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다케다 미국사업부 총괄… 글로벌 제약업 리더로 도약
올해 54세인 줄리 킴은 2019년 다케다가 글로벌 바이오기업 샤이어(Shire)를 620억 달러에 인수하면서 합류했다. 이후 2022년 4월부터 다케다 미국사업부 사장을 맡으며 경영 전반을 총괄해왔다.
그는 다트머스대학에서 경제학 학사를, 노스웨스턴대학교 켈로그 경영대학원에서 MBA를 취득했다. 컨설팅 업계에서 경력을 시작한 후, 2000년대 초반 박스터(Baxter)에 합류하며 제약업계에 발을 들였다.
줄리 킴은 서울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로 이주했다. 현재 그는 미국 내 한인사회의 목소리와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한 비영리 단체 ‘미주한인위원회(Council of Korean Americans)’의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번 CEO 임명으로 줄리 킴은 한국계 미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글로벌 제약사 대표이사직에 오르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