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흰가운 보면, 혈압 오른다?"…시끄러운 곳에선?

美존스홉킨스대 의대 "웬만한 소음은 혈압 판독에 이렇다할 영향 미치지 않아"

혈압은 병원에서 재면 집에서 재는 것보다 더 높게 나온다는 사람이 꽤 많다. 의사 간호사가 입고 있는 흰가운만 보면 혈압이 오르는 것인지도 모른다. 시끌벅적한 공간에서 혈압을 재도 문제가 생길 것 같은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집에서 재는 혈압보다 병원에서 재는 혈압이 더 높게 나오는 경향이 있다. 일부 사람은 의사 간호사 등 의료진의 흰 가운만 보면, 혈압이 더 오른다고 하소연한다. 이런 현상을 '백의 고혈압(White coat hypertension)'이나 '화이트 가운 증후군(White gown syndrome)'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떠들썩한 병원의 공공장소에서 혈압을 재면 조용한 의사 진료실에서 재는 것에 비해 혈압이 더 높게 나오지 않을까? 미국의 임상진료지침에선 혈압을 가급적 조용한 환경에서 측정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일부의 우려와는 달리, 공공 장소나 시끄러운 환경에서 혈압을 측정해도 판독에 영향을 거의 미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의대 연구팀은 성인 108명에 대한 조사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에 사는 성인 108명에게 세 가지 환경에서 3회에 걸쳐 혈압을 측정하도록 무작위 배정했다. 참가자는 세 그룹으로 나뉘어 조용한 의사 진료실에서 혈압을 재거나, 시끄러운 병원 공공장소에서 재거나, 시끄러운 병원 공공장소에서 귀마개를 착용한 채 혈압을 쟀다. 조용한 의사 진료실의 평균 소음 수준은 37데시벨(dB)이었고, 시끄러운 병원 공공장소의 평균 소음 수준은 74데시벨이었다.

연구팀에 의하면 겨우 들을 수 있는 소리는 0㏈, 일반적인 숨소리는 10㏈, 속삭이는 소리나 나뭇잎이 부딪히는 소리는 20㏈이다. 세탁기를 돌릴 때의 소음은 50~60㏈, 탈수할 때의 소음은 60~70㏈이다. 백의 고혈압은 예컨대 가정에서 잴 땐 135/85mmHg 미만이지만, 병원 진료실에서 잴 땐 140/90mmHg 이상인 경우를 말한다. 병원에서 잰 혈압이 평균 5mmHg 더 높게 나온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조용한 의사 진료실에서 측정한 평균 혈압은 128.9/74.2(mmHg), 시끄러운 병원 공공장소에서 측정한 평균 혈압은 128.3/75.9(mmHg), 귀마개를 착용한 채 시끄러운 공공장소에서 측정한 평균 혈압은 129.0/75.7(mmHg)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에서 우려하는 것과는 달리 소음 환경이 혈압 판독에는 이렇다할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의 교신 저자인 태미 브래디 박사(소아과, 역학)는 "병원의 공개된 공간이나 각급 학교, 교회 등 종교시설, 슈퍼마켓 등 환경에서 대규모 혈압 검사를 해도 무방하다. 혈압 측정치를 의심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Taking blood pressure in a public or noisy settings does not affect reading )는 미국내과학회 《내과학 연보(Annals of Internal Medicine)》에 실렸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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