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곤하고 몸 가렵다던 13세女...유독 '이 수치' 높더니 말기 암, 사연은?

극심한 피로감·식은땀·가려움증 등 겪은 뒤 호지킨 림프종 진단

피곤하고 몸 가렵다던 13세女...유독 '이 수치' 높더니 말기 암, 사연은?
피로감을 겪고 빈혈 진단을 받은 13세 소녀가 알고보니 호지킨 림프종에 걸린 사연이 공개됐다. [사진=영국 매체 더 선 보도 갈무리]
피로감을 겪고 빈혈 진단을 받은 13세 소녀가 알고보니 호지킨 림프종에 걸린 사연이 공개됐다.

영국 매체 더 선에 따르면 영국 애스콧에 사는 베베(13)는 작년 10월부터 극심한 피로감을 느꼈다. 베베의 어머니 앤마리는 딸이 평소 네트볼, 하키, 골프 등 활발하게 운동을 즐기면서 건강하게 지내왔기에 이상함을 느꼈다.

결국 병원을 찾은 베베는 빈혈 진단을 받고 철분제를 처방받았지만 증상은 좀처럼 낫지 않았다. 당시 상황에 대해 앤마리는 “베베에게 피곤함, 가려움, 식은땀 등 증상이 나타났다”며 “밤에는 열이 나 학교에 갈 수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베베는 크리스마스에도 오후까지 잠에 빠져있을 정도였다. 귀에서는 이명을, 턱에서는 통증을 느끼기도 했다.

앤마리는 베베가 단순 빈혈이 아닐 것이라 추정하고 혈액검사 등을 추가 진행했다. 이후 검사 결과를 스스로 확인하면서 베베의 ‘ESR 수치(Erythrocyte sedimentation rate)’가 매우 높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ESR 수치는 몸에 존재하는 염증 정도를 간접적으로 나타내는 지표다. 길고 얇은 수직 관에 피를 떨어뜨려 적혈구가 침강되는 속도를 의미하기에 ‘적혈구 침강속도’라고도 한다. ESR 수치가 높을수록 염증 반응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는 뜻이다. 수치가 남성은 1~10mm, 여성은 2~15mm 정도면 정상에 해당한다.

이후 앤마리는 베베의 상태가 심각하다는 결론을 내렸고, 베베가 엑스레이 촬영, CT 검사 등을 받을 수 있도록 병원에 갔다. 그 결과 베베는 4기 호지킨 림프종(Hodgkin's Lymphoma)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항암화학요법, 스테로이드 치료 등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베베는 휠체어를 타야만 하기도 했다.

앤마리의 지속적인 관심과 신속한 치료 덕에 베베는 건강을 되찾았다. 암을 극복한 베베는 체육 수업을 들으며 규칙적으로 네트볼을 할 수 있게 됐다. 앤마리는 딸의 이야기를 널리 알리면서 “자신에 대한 확신을 갖고 뭔가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면 추가 의견을 요구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말했다.

호지킨 림프종, 빈혈이나 감기와 헷갈릴 수 있어

베베가 앓던 호지킨 림프종은 림프 세포 염색체가 변화하면서 종양이 생기는 병이다. 하나의 림프절에서 종양이 만들어지면 주변 림프절까지 악영향을 미친다. 림프절은 림프관 중간에 위치한 결절 모양의 주머니다. 면역 작용을 하는 림프구를 만들어 림프관에 침투한 세균, 이물질 등을 제거해 몸을 보호한다. 원인은 유전을 비롯 백혈구 과다 생성, 방사선 노출 등이라고 알려졌다.

호지킨 림프종에 걸리면 위 사연에서 알 수 있듯 피로감이 쉽게 나타난다. 빈혈이나 감기 등이라고 오해하기 쉽다. 피부 가려움증도 호지킨 림프종의 흔한 증상이다. 전신뿐만 아니라 신체 특정 부위에 심한 가려움증이 발생하기도 한다. 면역 반응이 변화하고 암세포에서 나오는 물질 등이 가려움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체중 감소·피부 멍울 등 암 의심해봐야

이유없이 살이 빠지거나 피부에서 멍울이 만져지기도 한다. 통증은 없지만 목이나 겨드랑이 등에서 단단한 덩어리가 만져지는 게 특징이다. 종양이 커지면 폐를 압박해 기침, 호흡 곤란 등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방치하면 종양은 폐, 간, 뼈 등으로 전이된다.

우리나라에서는 전체 림프종 환자(5959명) 중 호지킨 림프종 환자는 323명(5.42%)으로 나타났다. 위 사연처럼 피로감이 심하다면 혈액검사 등으로 원인을 찾는 게 중요하다. 방사선·항암치료, 조혈모세포 이식 등으로 치료 가능하다.

    최지혜 기자

    저작권ⓒ 건강을 위한 정직한 지식. 코메디닷컴 kormedi.com / 무단전재-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

    댓글 0
    댓글 쓰기

    함께 볼 만한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