콧물 등 점액…이 ‘세 가지’ 색깔에 특히 조심해야

끈적한 콧물 가래 등 점액의 색깔 보면…건강 상태 짐작할 수 있어

콧물 등 점액…이 ‘세 가지’ 색깔에 특히 조심해야
추운 겨울엔 콧물 가래 등 점액으로 고통받기 쉽다. 몸에 이상이 느껴지고 콧물의 색깔이 노란색, 녹색, 갈색이라면 서둘러 병원을 찾는 게 좋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점액은 콧물이나 가래를 뜻한다. 재채기나 기침을 하거나 코로 빨아들일 때 생기는 미끄럽고 끈적끈적한 액체다. 휴지가 없어도 처리할 수는 있지만, 참 귀찮은 존재다. 하지만 점액은 우리 몸의 중요한 방어 작용에 속한다.

미국 건강포털 ‘웹엠디(WebMD)’에 따르면 점액은 코, 입, 후두, 기관, 폐 등 호흡기 점막에서 분비된다. 점액은 호흡하는 공기에 수분을 공급하고 호흡기를 윤활하게 해준다. 미국 이비인후과-두경부외과학회 회장인 켄 야나기사와 박사는 “점액은 이물질, 알레르겐(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물질), 먼지와 세균(박테리아)·바이러스 등 병원균을 붙잡아 몸 밖으로 내보내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점액의 색깔과 질감은 몸이 아프고 코가 막힐 때, 급만성 부비동염(부비강염) 등 병을 앓을 때 다양하게 나타난다. 만성 부비동염은 축농증이다. 점액의 색깔만으로 어떤 질병을 정확히 진단할 수는 없지만, 건강 상태를 어느 정도 짐작하는 데는 도움이 될 수 있다.

점액은 대부분 물이며 눈으로 볼 수 없어도 항상 존재한다. 알레르기를 앓는 사람은 콧물이 자주 흘러 고통받는다. 녹아 있는 염분, 단백질, 항체 등이 가득한 ‘맑은 콧물’은 건강한 몸 상태를 뜻할 수 있다. 코는 콧물을 계속 분비한다. 콧물의 대부분은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목 뒤로 미끄러져 내려가서 위장에서 녹는다. 콧물이 목 뒤로 넘어가는 것을 ‘후비루’라고 한다.

몸에 이상 느끼고 콧물이 노란색, 녹색, 갈색이라면…박테리아·바이러스 감염 의심해야

콧물이 흰색이라면 코가 막혔을 수 있다. 코 안이 부으면 점액이 흐르는 속도가 낮아지고, 수분이 손실돼 점액이 걸쭉하고 흐려진다. 이런 점액은 감기나 부비동 감염을 악화할 수 있다. 또한 콧물이 노란색이라면 감기나 감염의 상태가 더 나빠지고 있음을 뜻한다. 백혈구가 감염된 부위로 달려가 외부 물질에 맞설 때, 점액은 노란색으로 변할 수 있다.

콧물이 녹색이고 끈적거린다면 이는 죽은 백혈구 때문이다. 면역체계가 나름 높은 경계 태세를 취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성인의 이런 증상이 10일 동안 좋아지지 않거나 열이 나면 서둘러 의사를 찾는 게 좋다. 세균 감염으로 인한 부비동염으로 판단되면 항생제를 처방받을 수 있다. 콧물이 갈색이라면 점액에 오래된 피가 섞여 있을 수 있고 흙냄새가 날 수 있다. 기관지확장증, 낭포성 섬유증 등 만성폐질환이 있으면 폐에 있는 세균(박테리아)이 염증과 출혈을 일으켜 점액을 짙은 갈색으로 만들 수 있다. 야나기사와 박사는 “특히 기억해야 할 것은 콧물이 노란색, 녹색, 갈색이라면 세균이나 바이러스 감염을 의심해야 한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또한 콧물이 빨간색이나 분홍생이라면 코를 자주 풀거나 코 안쪽이 자극을 받아 콧물에 피가 조금 섞여 있을 수 있다. “어떤 경우엔 빨간색 점액이나 피가 섞인 딱지는 코피, 폴립(작은 혹), 종양에서 나온 피 때문에 생겼을 수 있다”고 야나기사와 박사는 말했다. 콧물이 검은색이라면 코에 뭉쳐 있는 이물질 때문일 수 있다. 담배 연기나 먼지를 많이 마시면 점액이 검은 색을 띨 수 있다. 드물지만 곰팡이 감염의 징후일 수도 있다. 면역체계가 약해졌다면 의사와 상담하는 게 바람직하다.

물 충분히 마시고, 코 안 촉촉하게 유지하고, 가습기 쓰고, 코 안 세척해야  

야나기사와 박사는 “점액은 정상적인 현상으로 호흡기 기능의 유지에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몸에 이상을 느끼고 점액의 색깔이나 끈적거리는 정도에 변화가 있을 땐 주의깊게 관찰해야 한다. 특히 증상이 지속되면 서둘러 의사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알레르기나 감기로 맑은 물 같은 점액이 나타나면 항히스타민제로 치료할 수 있다. 하지만 전립샘 질환이 있으면 주의해야 한다. 비강 스테로이드 스프레이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녹내장 환자는 이 두 가지 치료법을 모두 조심스럽게 사용해야 한다. 충혈 완화제도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심장 박동을 촉진하거나 심박수를 높일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아프린(성분명 옥시메타졸린) 등 비강 충혈 완화 스프레이는 비강을 열어주고 숨을 잠시 잘 쉬게 해주지만 점액을 없애지는 못한다. 비강 충혈 완화제를 사흘 이상 줄곧 사용하면, 충혈이 다시 생기고 끊기 어려운 순환을 일으킬 수 있다. 비강 항히스타민제는 다른 약이 썩 효과가 없을 때 도움이 될 수 있다. 구아이페네신 성분이 들어 있는 거담제는 가슴에 있는 점액을 분해하고 기도를 촉촉하게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코, 부비동 또는 인후 감염이 세균에 의해 생겼다면 항생제로 치료하는 게 좋다. 이들 감염은 점액의 색깔을 녹색이나 노란색으로 바꾼다. 위식도역류질환(GERD)으로 점액이 생겼다면 파모티딘 등 ‘히스타민-2 수용체 차단제’를 복용한다. 오메프라졸과 같은 ‘양성자 펌프 억제제’(PPI)도 효과가 있을 수 있다. 초콜릿, 매운 음식, 감귤류, 카페인 음료, 레드 와인 등을 피하는 게 좋다.

점액을 잘 관리해 건강한 호흡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는 방법으로는 충분한 수분 섭취, 코에 식염수 분무기를 쓰거나 스프레이를 뿌려 코 안의 습도 유지, 추운 날씨에 가습기를 사용, 비강·부비동 세척기로 과도한 점액과 코 분비물 씻어내기 등을 꼽을 수 있다.

    김영섭기자

    저작권ⓒ 건강을 위한 정직한 지식. 코메디닷컴 kormedi.com / 무단전재-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

    댓글 0
    댓글 쓰기

    함께 볼 만한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