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화불량 아녔어?”…40세女 ‘이곳’에 1.7cm 종양, 무슨 일?
속쓰림·가슴 통증 등 겪고 식도에서 종양 발견
영국 매체 더 선에 따르면 레이첼 엣지는 17세에 바렛식도(Barrett's esophagus) 진단을 받았다. 바렛식도란 역류성 식도염이 만성화된 것으로 식도 점막 일부가 위점막으로 변하는 현상이다. 식도암을 일으킬 수 있기에 레이첼은 2년마다 내시경 검사를 받았다. 여러 번의 검사에서 레이첼은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 평소 속쓰림이나 입안의 쓴맛, 가슴 통증 등을 겪었으나 레이첼은 소화불량 탓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정기검진의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했지만 지난 2022년 검사 후 레이첼은 자신이 식도암에 걸린 사실을 확인했다. 식도에서 1.7cm의 종양이 발견된 것이다. 그는 “몸 상태도 괜찮았고 간호사로 일하며 바빴기에 검진에 안 가려 했으나 검사를 받았다”며 “검사 결과 식도에서 종양이 발견돼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결국 레이첼은 9시간 동안 종양 제거를 위한 수술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위장의 3분의 2와 ㄴ두 개의 갈비뼈가 제거되기도 했다. 이후 몇 주간 항암화학요법으로 치료를 했다. 현재 레이첼은 종양을 제거한 뒤 통증과 피로감 해소에 집중하고 있다. 그는 “암이 조기에 발견돼 치료를 받을 수 있어서 정말 운이 좋다고 생각한다”며 “제때 치료받지 않았으면 나는 18개월 안에 사망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암 전이 쉽고 예후 나쁜 식도암, 흡연·노화 등이 원인
사연 속 여성이 앓던 식도암이란 말 그대로 식도에 생기는 악성종양이다. 흡연, 음주, 노화, 뜨거운 음식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암의 조직 형태에 따라 편평세포암과 선암으로 나뉜다. 식도 점막의 편평세포에서 암이 자라면 편평세포암, 특정 물질을 분비하는 선세포(샘세포)에 생기면 선암이다. 국내 식도암 환자의 90% 이상은 편평세포암이라고 알려졌다.
식도암은 전이가 쉽고 예후가 나쁜 병이다. 식도에는 장막이 없고 주위의 폐, 대동맥, 심장 등 다른 장기들이 가까이 있어 전이 가능성이 높다. 위 사연에서 알 수 있듯 증상이 소화불량 등처럼 가볍기에 건강검진에서 우연히 발견되는 일이 많다.
아무런 증상 없다가 음식물 삼키기·체중 감소·가슴 통증 등 발생
식도암 초기에도 아무런 증상이 없다. 하지만 증상이 진행될수록 환자는 음식물을 삼키는 데 어려움을 느낀다. 고기나 깍두기 등 고형음식을 비롯 죽, 미음, 물을 삼키는 것조차 어려워진다. 식사가 불편해지니 식사량이 줄고 체중이 감소하고 영양소가 결핍되기도 한다.
종양이 식도 안을 거의 막으면 음식물이 아래로 내려가지 못하거나 식후 먹은 음식이 다시 역류하는 증상도 나타난다. 입안의 음식물이 기도로 들어가면 흡인성 폐렴, 기침으로 이어질 수 있다. 가슴 뼈 부위에 통증이 발생하기도 한다.
조기 발견에 힘쓰고 뜨겁거나 탄 음식 멀리해야
식도암은 내시경과 조직검사로 확인 가능하다. 초기 식도암은 내시경을 이용해 암을 절제할 수 있다. 다만 암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라면 내시경 시술만으로는 치료가 힘들고 수술에도 어려움이 따를 수 있다. 식도 주위에는 심장, 기관지, 폐 등 중요한 장기들이 많다. 식도 자체도 목과 가슴, 배에 걸쳐있어 수술의 범위가 넓고 위험성도 큰 편이다.
치료가 어려운 만큼 식도암은 조기 발견에 힘쓰고 발생 위험을 줄이는 생활습관을 실천할 필요가 있다. 술과 담배는 멀리하고 탄 음식, 과하게 뜨거운 음식 등은 자제하는 게 좋다. 과거 음주와 흡연을 많이 한 50대 남성은 최소 1년에 한 번 이상 내시경 검사로 식도를 살펴봐야 한다. 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따르면 2021년 기준 국내 식도암 환자는 2954명 가운데 남성은 2615명, 여성은 339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