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구로병원 '중증외상 전문의 수련센터' 문 닫는다

외상 전문의 확보 어려움 더욱 커질 듯

고대구로병원 '중증외상 전문의 수련센터' 문 닫는다
고려대구로병원 전경. [사진=고대구로병원]
국내 유일의 중증외상 전문의 수련 기관인 고대구로병원 중증외상 전문의 수련센터가 정부 예산 지원 중단으로 인해 이달 말 운영을 종료한다. 이에 따라 가뜩이나 부족한 외상 전문의 양성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5일 의료계에 따르면, 고대구로병원은 정부의 예산 지원이 끊기면서 중증외상 전문의 수련센터 운영을 이달 말부터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해당 센터는 외상 전문의 수련에 필요한 교육 훈련비 등 각종 비용을 정부 지원으로 충당하며 국가 장학 외상 전문의를 육성해 왔다. 지금까지 연평균 2명의 외상 전문의를 배출했으며, 총 20여 명이 이곳을 통해 전문의 자격을 취득했다.

외상 전문의는 교통사고나 추락 등으로 심각한 외상을 입은 환자에게 집중적인 치료를 제공하는 의사다. 최근 넷플릭스에서 비영어권 1위를 기록한 드라마 ‘중증외상센터’의 주인공 백강혁도 외상외과 전문의다.

외과, 흉부외과, 정형외과, 신경외과 전문의가 세부 전공으로 외상외과를 선택한 후 추가로 2년간의 수련을 거치면 외상 전문의 자격을 취득할 수 있다.

그러나 저수가와 높은 노동강도, 열악한 노동환경 등의 이유로 중증외상 분야는 고질적인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병원 내에서도 수익이 나지 않기 때문에 지원도 부족하다.

이런 상황에서 고대의료원이 수련센터 운영을 중단하면서 내달부터 센터에서 수련을 받을 예정이었던 전문의 2명도 지원이 중단됨에 따라 수련을 포기했다.

보건복지부는 매년 해당 센터에 약 9억 원의 예산을 지원해 왔다. 그러나 이번에 복지부가 제출한 예산안이 기획재정부에서 삭감되면서 예산이 사라졌다. 복지부는 전공의 수련 예산과 함께 별도안으로 해당 예산안을 마련하고자 했지만, 국회가 증액 심의를 하지 않아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다시 삭감된 것으로 알려졌다.

고대의료원 관계자는 "정부 지원이 끊기면서 수련센터 운영을 중단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면서  "외상센터 진료와 기본적인 수련 기능은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의료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본래 중증외상 분야는 높은 노동강도와 저수가 등의 이유로 기피 현상이 심각한 상황인데, 이를 극복할 양질의 전문 인력 양성 경로마저 사라졌다는 지적이다.

현재 대한외상학회에서는 국비 지원과 관계 없이 외상외과 세부 전문의 제도를 운영하고 있지만, 지원자가 부족한 상황에서 국가 지원까지 사라지면 인력 확보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우려된다.

    김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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