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 전 흔한 '이 음료' 마셨는데"...20대女 심장마비로 쓰러졌다고?
운동 중 심정지 일으킨 여성, 에너지음료가 기여했을 것으로 추정
영국 매체 더선의 보도에 의하면, 미국 아이오와주에 사는 재스민 가르자(20)는 지난 11월 남자친구와 함께 헬스장에서 웨이트 운동을 한 후 갑자기 현기증을 느꼈다. 그런 다음에는 코피가 나기 시작했고, 이어 바닥에 쓰러져 경련을 일으켰다. 남자친구는 심장이 뛰지 않는 것을 확인하고는 곧장 심폐소생술(CPR)을 실시했다. 이후 구급대가 도착해 심폐소생술을 이어갔지만, 병원에 도착하기까지 네 번이나 심정지가 발생했다.
병원에서 여러 검사를 실시했지만, 심장에는 문제가 없다는 결과가 나왔다. 가르자는 향후 또 다시 발생할 수 있는 심정지를 예방하기 위해 가슴에 이식형 제세동기를 이식하는 수술을 받았고, 2주 후 퇴원했다. 하지만 의료진은 여전히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그는 전했다.
가르자는 사고의 원인이 자신도 몰랐던 심장질환이 있는 상태에서 에너지 음료를 마셨기 때문일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그는 운동 전 카페인이 들어있는 에너지 음료를 마셨는데, 이후 컨디션이 나빠졌고 남자친구 또한 그의 얼굴이 창백해 보인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과거 두근거림이 있었을 때는 불안감 때문이라고 생각했었다”며 “에너지 음료가 주된 원인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모든 것이 잘못되는 데 기여한 요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절대 에너지 음료를 마시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에너지 음료, 심정지 등 심장 문제에 기여할 가능성 있어
지금까지의 연구 결과를 보면, 에너지 음료와 불규칙한 심장박동 및 심정지 등 심장 문제 사이에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미국 메이오클리닉 연구팀이 응급치료 후 심정지를 경험한 환자 144명의 의료 기록을 조사한 결과를 미국심장부정맥학회 저널(Heart rhythm)에 발표했는데, 해당 연구에 따르면 이 중 7명이 심정지를 경험하기 12시간 이내에 에너지 음료를 섭취한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팀은 에너지 음료에 든 성분이 부정맥과 관련된 심장박동, 혈압, 심수축성, 심장재분극 변화를 일으키며 심정지 발생을 높였을 것으로 추정했다. 다만, 이들은 급성 심정지를 경험한 당시 수면 부족, 탈수, 다이어트 등 잠재적 위험 요인을 가지고 있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에너지 음료가 심정지 발생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는 것을 입증하지는 못했지만, 여전히 에너지 음료를 적당히 마실 것을 권한다”며 “심장 건강이 좋지 않을 때는 특히 에너지 음료 섭취의 위험과 이득을 잘 따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2캔만 마셔도 섭취량 상한선 훌쩍, 높은 카페인 함량 주의해야
평균적으로 커피 한 잔에 카페인 100mg가 들어있는 데 비해, 에너지 음료 1회 제공량에는 80~300mg의 카페인이 들어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이 권고하는 성인의 카페인 일일 섭취량 상한선은 400mg, 어린이나 청소년은 체중 1kg당 2.5mg 이하다. 카페인에 대해 민감도가 낮은 사람은 이보다 적은 양으로도 두근거림이나 불규칙한 심장박동 등 불편한 증상을 겪을 수 있으니 더욱 주의해야 한다.
식약처는 카페인을 너무 많이 섭취할 경우 불면증, 신경과민, 메스꺼움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특히, 어린이나 청소년에게는 카페인의 부작용이 성인보다 더 심하게 나타날 수 있다.
실제로 영국 뉴캐슬대가 실시해 공중보건저널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에너지 음료를 많이 마시는 아이들은 불법약물 복용이나 폭력 등 위험한 행동을 할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학업성적 저하나 수면장애, 불안, 우울증을 경험할 가능성도 더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