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보노, 신장병 신약 임상 실패…안전성 논란 재점화

후보물질 '몬루나반트', 신경정신과 부작용 우려 커져

노보노, 신장병 신약 임상 실패…안전성 논란 재점화
[사진=노보노디스크 홈페이지]

글로벌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가 만성질환 신장병 치료 신약 개발에 위기를 맞았다. 최근 진행한 임상시험에서 약효를 입증하지 못한 데 이어, 신경정신과적 부작용 우려도 제기되며 논란이 커지고 있다.

5일(현지시간) 노보 노디스크는 자사의 후보물질 ‘몬루나반트(monlunabant)’가 임상 2상에서 실패했다고 밝혔다. 이 약물은 카나비노이드 CB1 수용체 차단제 계열로, 체중 감량과 함께 신장병 치료 효과를 겨냥한 약물이다.

노보 노디스크는 2023년 캐나다 제약사 인버사고 파마(Inversago Pharma)를 최대 11억 달러(약 1조4000억 원)에 인수하며 해당 기술을 확보했다. 그러나 최근 임상 결과에서 약효와 안전성 모두에서 시장 기대를 충족하지 못하면서 차세대 치료제 개발에 먹구름이 드리웠다.

몬루나반트는 당뇨병성 신장병 환자 254명을 대상으로 하루 한 번씩 16주 동안 투여하는 방식으로 임상이 진행됐다. 그러나 몬루나반트를 투여한 그룹은 위약(가짜약) 그룹보다 신장 기능 개선에서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못했다. 결국 1차 평가변수를 달성하지 못하며 임상이 실패로 끝났다.

노보 노디스크는 이번 임상 결과에 대해 “소규모 연구 결과일 뿐이며, 아직 모든 데이터를 분석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시장에는 이미 이 약물의 효과를 놓고 회의적인 시각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약물의 부작용 문제가 화근이다. 임상 시험 중 몬루나반트를 투여받은 환자들에서 경증~중등도 수준의 신경정신과적 부작용이 위약 그룹보다 빈번하게 발생했다. 이는 앞서 같은 계열 약물인 사노피의 CB1 차단제가 정신질환 위험 증가로 2009년 시장에서 퇴출된 사례를 떠올리게 한다.

특히 사노피의 비만 치료제는 승인 철회 당시, 정신질환 위험을 두 배로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문제가 됐다. 이번 몬루나반트 임상에서도 비슷한 부작용이 관찰되며 약물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체중 감량 가능성에 초점…추가 연구 예고

노보 노디스크는 이번 임상이 신장병 치료제 개발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마틴 홀스트 랑게 노보 노디스크 개발 담당 부사장은 “이번 연구는 체중 감량 가능성을 탐구하는 과정의 일부”라며 “연구 결과를 보다 큰 맥락에서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 측은 신장병 치료를 넘어 체중 관리와 관련한 다른 적응증에서 몬루나반트의 가능성을 모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신장병 치료제 개발은 상당한 어려움에 직면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안전성 논란이 다시 부각되며, CB1 수용체 차단제 계열 약물의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도 커진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노보 노디스크가 신약 개발 과정에서 약효뿐만 아니라 안전성에 대한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한다면, 향후 추가 연구에서도 시장의 신뢰를 얻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원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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