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아파” 당뇨 탓인가했는데...50대女 ‘이 암’, 결국 사망한 사연은?
당뇨병 진단 후 건강 관리 노력했지만 췌장암 뒤늦게 진단받아
최근 영국 매체 더 선에 따르면 길 닙스는 57세에 갑작스럽게 췌장암을 진단받고 몇 달 만에 사망했다. 췌장암 진단 전 길은 갑상선암에 걸려 수술을 받고 건강을 회복했다. 이후 당뇨병까지 진단받은 길은 건강한 삶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다. 흡연과 음주는 하지 않고 일상생활에서 자주 걷는 습관 등을 실천한 것이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길은 체중 감소, 허리 통증 등을 겪었다. 갑자기 혈당 조절도 어려운 상태가 됐다. 당시 길을 비롯 그의 가족은 당뇨병 탓일 것이라 생각했지만 증상은 점점 악화했다. 길의 딸 루시는 “어머니가 갑자기 살이 빠지고 혈당이 제대로 조절되지 않아 병원에 갔는데 의사들도 당뇨병 때문이라고 했다”며 “어머니는 허리 통증이 심해 화장실을 갈 때도 힘들어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던 어느날 루시는 췌장암 관련 기사를 접했다. 길의 증상이 췌장암같다고 판단한 그는 다시 길을 병원에 데려갔다. 검사 결과 길은 췌장암이었다. 종양이 간과 뇌에도 퍼져 있는 심각한 상태로 생명 연장 외에는 치료법이 없었다. 이에 길은 호스피스 병동에서 삶을 이어갔지만 진단 약 5개월 만에 숨졌다. 이 기간 동안 길은 자신의 마지막 순간을 기념하기 위해 드레스를 입고 가족들과 추억을 만들기도 했다.
루시는 “다른 가족들은 이런 슬픔을 겪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 사연을 공개한다”며 “의심 증상이 있다면 빨리 진단받길 권한다”고 말했다.
흡연자·당뇨병 환자는 췌장암 발생 위험 커
췌장은 명치 끝과 배꼽 사이에 있는 소화기관이다.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을 분해하는 소화효소를 분비하고 혈당을 조절하는 인슐린 등 호르몬도 분비한다. 이런 췌장에 암세포로 이뤄진 종양 덩어리가 생긴 병이 췌장암이다. 췌장암은 크게 췌관세포에서 발생한 췌관선암종이 약 90%를 차지한다. 이 외에 낭종성암, 내분비종양 등이 있다.
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유전·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관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강력한 환경적 요인은 흡연이다. 전체 췌장암 발생의 20~25% 환자는 흡연이 원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위 사연처럼 당뇨병을 앓는 사람도 췌장암 발생 위험이 크다. 1·2형 당뇨병 모두 해당한다. 비만, 만성 췌장염 등도 암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식욕 부진·체중 감소·황달 등 흔히 발생, 예방법은?
위 사연에서 알 수 있듯 체중 감소, 등·허리 통증은 췌장암의 흔한 증상으로 꼽힌다. 식욕 부진, 황달, 복통, 변비 등 배변 습관 변화 등도 나타난다. 특별한 증상이 아니기에 암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넘어가기 쉽지만 조기 발견하면 암 조직을 잘라내는 수술로 완치할 수 있다. 단, 췌장암은 조기에 발견하기 쉽지 않아 환자의 약 30%만 수술을 받는다고 알려졌다. 수술은 암이 주변 혈관을 침습하지 않고, 간이나 폐로 전이되지 않는 1·2기 췌장암일 때 가능하다.
국내에도 췌장암 환자는 꾸준히 늘고 있다. 2023년 췌장암으로 진료받은 인원은 2만8555명으로 2019년 2만1219명 대비 4년간 34.6% 늘었다. 여성보다는 남성이 췌장암에 잘 걸리고, 50세 이상부터 발병률이 높아진다.
췌장암을 막는 뚜렷한 방법은 없다. 위험 요인을 피하는 게 최선이다. 금연과 절주는 필수다. 췌장에 부담을 주고 비만을 유발하는 고지방·고칼로리 식사는 자제하는 게 도움된다. 평소 과일과 채소도 챙겨먹으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