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르기?" 20대男 사정 때마다...눈물 나고 근육통, 왜?

사정할 때마다 알레르기 증상을 고통 받은 20대 남성 사례 보고

사정할 때마다 피로감과 근육통 등의 증상으로 고통 받았던 남성이 사정후질병증후군(postorgasmic illness syndrome, POIS)이라는 매우 드문 알레르기 진단을 받은 사례가 보고됐다. "사진은 내용과 직접적 관련 없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정할 때마다 피로감과 근육통 등의 증상으로 고통 받았던 남성이 사정후질병증후군(postorgasmic illness syndrome, POIS)이라는 매우 드문 알레르기 진단을 받은 사례가 보고됐다.

이스라엘 출신의 이 남성(22)은 열 네 살 때부터 오르가슴을 느낀 후 몇 시간 또는 며칠 동안 피로감, 눈물, 근육통 등의 증상을 겪었다. 이러한 증상은 성관계, 자위, 심지어 몽정 후에도 나타났다.

이번 사례를 《미국 사례보고서 저널(American Journal of Case Reports)》에 보고한 이스라엘 카멜 앤 린 메디컬 센터 의료진에 따르면, 현재까지 전세계적으로 보고된 POIS 사례는 약 50건에 불과하다.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정액 내 단백질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이나 호르몬 불균형이 원인인 것으로 추정된다.

해당 남성은 이러한 증상으로 인해 여성과 관계를 이어나가는 데 어려움을 겪었고, 수년 동안 우울증과 불안감에 시달렸다. 그는 자신의 증상에 대해 알아보다 정액 알레르기에 대한 글을 읽었고, 이것이 증상의 원인일 수 있겠다는 생각에 병원을 찾았다.

POIS는 2002년 네덜란드 신경정신과 의사인 마르셀 D 월딩거 박사가 처음 보고한 질환이다. 그는 5가지 진단 기준을 개발했는데, 여기에는 △사정 후 몇 시간 내에 △극심한 피로감이나 독감과 유사한 증상 등 일련의 증상이 △사정 10회 중 9회 이상 발생하여 △2~7일 동안 지속되고 △이후 자연적으로 사라지는 증상이 포함된다.

피로감이나 몸살과 같은 대부분의 증상은 경미하게 나타나지만, 일부 남성은 가슴이 두근거리거나 말이 어눌해지는 증상을 경험하기도 한다.

해당 남성은 정액 알레르기 검사에서는 음성 판정을 받았다. 즉, 증상이 정액 내 단백질에 대한 알레르기로 인한 것이 아닐 가능성이 높음을 의미한다.

의료진은 이 남성이 오르가슴을 느낄 때 신체 결합조직에 존재하는 비만세포라는 면역세포가 활성화됐을 수 있다고 추측했다. 비만세포는 일반적으로 박테리아나 바이러스와 같은 외부 침입자를 감지하면 활성화되며 두통, 가려움, 설사, 구토와 같은 알레르기 증상을 유발하게 한다.

의료진은 남성에게 만성 두드러기, 알레르기, 천식에 주로 처방되는 오말리주맙(omalizumab) 주사를 처방했다. 졸레어(Xolair)라는 브랜드명으로 판매되는 오말리주맙은 면역글로불린(IgE) 항체를 차단하고 비만세포와 결합해 알레르기 반응을 유발하는 것을 막는다.

이 남성은 성관계나 자위를 할 때마다 오말리주맙을 투여했고, 증상은 완전히 해소됐다. 하지만 7개월 후 치료를 중단하자 증상이 재발했다.

의료진은 “오말리주맙을 투여하기 전 고용량 항히스타민제와 항염증제를 처방했지만, 모든 증상이 완화되지는 않았다”며 “현재 오말리주맙을 투여하는 동안 환자는 증상이 없고 성생활을 편안하게 느낀다”고 설명했다.

    지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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