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 숭숭, 바나나 맞아?"...과육 사라진 텅빈 속, 왜?
바나나 곰팡이 박테리아로 인한 질병 가능성...바나나 변색 예방하는 방법은?
미국 일간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이 여성은 지난 주 마트에서 바나나를 사왔고, 당시 초록색이었던 바나나는 점차 노랗게 익어가고 있었다. 며칠 전 그의 막내 아이가 자기 전에 바나나를 먹고 싶어해서 반으로 자르는 순간 여성은 경악했다. 검게 변색된 과육은 마치 뼈에 구멍이 난 것 처럼 변형돼 있었던 것이다.
그는 해당 이 바나나의 모습을 찍어 SNS에 공유했고, 충격을 받은 누리꾼들은 다양한 원인을 분석해 내놓기도 했다. 어떤 이는 "'니그로스포라'라는 곰팡이병 같다"고 했고, 다른 사람은 "구글 이미지 검색해보니 ‘모코병’ 같다"고도 했다. 많은 사람들이 바나나가 곰팡이에 감염됐다는 추측을 내놓았으며, 같은 묶음이나 같은 농장에서 온 바나나도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 여성이 찍은 바나나가 실제 어떤 이유에서 기괴한 모습을 보인 것인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바나나 내부 과육이 변색되거나 조직이 손상되는 데는 여러 가지가 이유가 있다. 전문가들은 곰팡이 감염, 박테리아 감염, 저장 및 유통 과정의 문제, 생리적 변화가 주요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한다.
바나나 내부 변색...곰팡이 감염과 박테리아 감염이 주요 원인
곰팡이 감염은 바나나 내부 변색의 가장 흔한 원인 중 하나다. 특히 '니그로스포라(Nigrospora)'라는 곰팡이에 감염되면 바나나 속이 검거나 회색으로 변한다. 일부는 사진에서 처럼 텅 비어 보이기도 한다. 바나나가 익어가는 과정에서 내부로 곰팡이가 퍼지고, 저장 환경이 적절하지 않을 경우 더 심해질 수 있다.
다른 가능성으로 제기된 질병은 모코병(Moko Disease)이다. 이는 랄스토니아 솔라나세아룸(Ralstonia solanacearum)이라는 박테리아에 의해 발생하는 세균성 시들음병의 일종이다. 모코병에 감염된 바나나는 내부 조직이 불균일한 갈색이나 검은색으로 변하며, 썩은 듯한 냄새가 나기도 한다.
다른 질병도 있다. 박테리아 연부병(Bacterial Soft Rot)은 에르위니아(Erwinia)나 슈도모나스 (Pseudomonas)계열의 박테리아 감염으로 인해 발생하며, 감염된 바나나는 속이 물러지고 점액질이 생기며 악취가 동반될 수 있다.
저장 및 유통 과정의 문제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곰팡이 감염이나 박테리아 감염 외에도, 바나나의 저장 및 유통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 역시 내부 변색을 유발할 수 있다. 바나나는 열대 과일이기 때문에 저온에 매우 민감하다. 만약 바나나가 13°C 이하의 낮은 온도에 장시간 노출되면 냉해가 발생할 수 있으며, 속이 물러지고 검게 변하는 원인이 된다. 냉장고에 보관한 바나나가 내부에서 검게 변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된다.
또한 반복적인 온도 변화도 바나나 조직 손상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대형 마트나 창고에서 바나나를 냉장 보관한 후 다시 진열할 때, 온도가 계속 변하면 세포 조직이 손상되면서 내부 변색이 심화된다. 바나나를 냉동했다가 해동하면 비슷한 현상이 발생할 수 있는데, 위 사진을 본 누리꾼들 사이에서도 "냉장 보관 후 다시 꺼내진 것이 원인이 아닐까?"라는 의견이 제기되기도 했다.
과숙이나 내부 산화반응...물러진 과육 검거나 갈색으로 변하는 원인
바나나는 익는 과정에서 내부 화학구조가 변화한다. 일부 경우 비정상적인 변화를 겪을 수도 있다. 너무 익어버리면 내부 조직이 무너지고 변색될 수 있으며, 숙성이 너무 빨리 진행될 경우 바나나 속이 검거나 짙은 갈색으로 변할 수 있다.
내부 산화반응도 영향을 미친다. 바나나가 외부 충격을 받거나 일부가 손상되면 내부 효소가 활성화되면서 산화가 진행되므로 속이 검게 변할 수 있다. 유통 과정에서 바나나가 눌리거나 떨어지는 등의 물리적 손상이 발생하면 이러한 변색이 더욱 심해질 가능성이 높다.
바나나 내부 변색을 예방하려면
바나나가 내부에서 변색되거나 조직이 손상되는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주의할 점이 있다. 먼저 신선한 바나나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껍질이 깨끗하고 갈색 줄무늬가 많지 않으며, 눌린 흔적이 없는 바나나를 고르는 것이 좋다.
바나나는 13~15°C에서 보관하는 것이 이상적이며, 냉장고에 넣으면 냉해로 인해 조직이 변형될 가능성이 높다. 온도 변화는 최소화해야 한다. 냉장 보관한 바나나를 상온에 두면 세포 조직이 손상될 수 있으므로, 보관 환경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바나나를 쌓아두거나 겹치게 두면 서로 닿는 부분에서 압력이 가해져 내부 변색이 심해질 수 있으므로, 바나나 걸이를 활용해 공기 순환이 잘되도록 보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바나나는 숙성 과정에서 에틸렌 가스를 방출하므로 밀착된 상태로 보관하면 숙성이 빨라진다. 공기 순환이 원활한 환경에서 보관하면 숙성 속도를 조절할 수 있는 것이다. 개별적으로 바나나 줄기 부분을 랩으로 감싸 보관하는 것도 방법이다.
바나나의 유통 경로도 확인해야 한다. 감염된 바나나가 같은 묶음에서 다수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너무 저렴한 바나나는 품질 문제가 있을 수 있으므로 신중하게 선택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