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지럽다 했는데"...19세女 출산 직후 죽고 아기도 사망, 무슨 일?
정기 임신 검진 중 어지럼증과 현기증 호소...철분제와 항생제만 처방, 제왕절개 후 사망, 아기도 산소부족으로 사망한 비극적 사연
영국 일간 더선 등 외신은 맨체스터 그레이터 애서턴에 거주하던 19세 멜로디-오션 자먼이 최근 출산 직후 사망했으며 태어난 아기 아테나-펄도 몇 시간 뒤 숨졌다고 보도했다.
멜로디는 지난 1월 31일 정기 임신 검진을 받으러 가던 중 어지럼증과 현기증을 호소했다. 이 증상에 대해 의사는 단순한 철분 부족으로 판단하고 철분제와 항생제를 처방한 후 귀가하도록 했다. 다음 날 멜로디의 증세는 악화됐다. 호흡곤란과 시야 장애를 겪은 그는 급히 로열 볼턴 병원으로 이송됐다. 의료진은 응급 제왕절개 수술을 진행했고, 예정일보다 7주 일찍 아테나-펄이 태어났다.
하지만 출산 후 멜로디는 한 시간 만에 숨을 거뒀다. 신생아도 산소 부족으로 생존이 어렵다는 진단을 받았다. 결국 가족들은 막 태어난 아기를 엄마 멜로디의 품에 안긴 채 마지막 순간을 보내게 했다.
멜로디의 남자친구 다니엘 다비셔(18)와 어머니 저스틴 라이언(52)은 갑작스러운 비극에 깊은 슬픔에 빠졌다. 멜로디와 다니엘은 같은 직장 동료로, 첫 아이의 탄생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다. 그의 가족들에 따르면 멜로디는 건강한 19세였고 특별한 질병도 없었다.
멜로디가 출산 직전까지 어지럼증, 호흡곤란, 시야 장애를 호소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중증 빈혈, 임신중독증, 심장·폐 질환, 패혈증 중 하나 또는 복합적인 문제가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건강한 19세 알려졌음에도 불구하고 갑작스럽게 사망했다는 점에서, 임신과 관련된 고위험 합병증이 조기에 감지되지 못했을 가능성도 크다. 현재 사망 원인을 밝히기 위한 조사가 진행 중이다.
태어나자마자 산소부족으로 생존 어렵다는 아기...원인은 뭘까
신생아가 산소 부족(Hypoxia, Birth Asphyxia) 상태로 태어난다는 것은 출산 전후에 충분한 산소를 공급받지 못했다는 뜻이다. 이는 아기의 생존과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경우에 따라 심각한 뇌 손상이나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산소 부족은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다. 출산 전에는 태반의 기능이 저하되거나 태반이 조기에 박리되는 문제가 생길 수 있으며, 탯줄이 압박을 받아 혈류가 차단될 수도 있다. 출산 과정에서도 난산으로 인해 아기가 산소를 제대로 공급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또한, 산모의 건강 상태가 악화되면서 혈압이 급격히 떨어지거나, 감염으로 인해 태아에게 전달되는 산소량이 부족해질 수도 있다.
출산 직후 신생아가 산소 부족 상태였는지는 아프가 점수(Apgar Score)를 통해 평가된다. 이 점수는 출생 직후 아기의 심박수, 호흡, 피부색, 근육 긴장도, 반사 반응 등을 기준으로 측정되며, 점수가 낮을수록 산소 부족의 정도가 심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산소 부족이 심할 경우 아기는 호흡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심박수가 급격히 저하되며, 피부가 창백하거나 푸른색을 띠는 청색증이 나타날 수 있다. 근육이 힘없이 늘어지고, 울음소리가 약하거나 거의 들리지 않을 수도 있다.
산소 부족 상태가 지속되면 신생아는 저산소성 허혈성 뇌병증(Hypoxic-Ischemic Encephalopathy, HIE)을 겪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뇌가 산소를 충분히 공급받지 못해 손상을 입는 증상으로, 경미한 경우라면 회복될 수도 있지만, 심한 경우에는 뇌성마비, 발달 장애, 지적 장애, 경련 등의 후유증이 남을 수 있다. 심각한 저산소증이 발생하면 신생아의 생존 자체가 어려워질 수도 있다.
산소 부족으로 태어난 아기는 즉각적인 의료 조치가 필요하다. 인공호흡기나 산소 마스크를 이용해 산소를 공급하거나, 저체온 요법을 통해 체온을 낮춰 뇌 손상을 줄이는 치료를 시행할 수 있다. 그러나 산소 부족이 오래 지속되었거나 손상이 심할 경우 치료에도 불구하고 회복이 어려워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