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간 우유 23ℓ를 마셨다고?...8일간 배 부풀고 호흡곤란, 왜?
이틀 간 우유 23리터 마셔...기억상실 유발 킬로미크론 혈증 위험
네덜란드 로테르담에 사는 54세의 한 남성이 병원 응급실에 실려갔다. 그는 8일 동안 호흡 곤란과 과도한 발한, 배뇨, 갈증 등을 겪었다. 배는 부풀어 오른 상태였다.
남성은 응급실에서 “이틀 동안 갈증을 해소하려고 하루에 거의 약 23L의 우유(전유)를 마셨다”고 말했다. 그의 피는 묽었고 우유 빛깔이었다고 한다. 혈당 수치는 1350mg/dL로(정상 수치는 70-99mg/dL)로 매우 높았다. 혈액에서 지방의 일종인 트리글리세리드 수치는 1만 6713mg/dL(정상 수치 175mg/dL)로 높아진 상태였다.
사실 그는 응급실에 입원하기 이틀 전 주치의를 찾았다. 의사는 당뇨병이 ‘당뇨병 증후군’ 수준으로 높아졌다면서 혈당강하제인 메트포르민을 처방했다. 하지만 호흡 곤란과 복부 불편감이 계속되자 결국 응급실에 실려간 것이다.
의사는 환자가 우유를 너무 마셔 몸에 지방과 설탕이 넘쳐나고 트리글리세리드가 급증해 복통이 커지고 호흡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했다. 트리글리세리드가 높으면 호흡 곤란 및 복통과 관련된 상태인 킬로미크론 혈증(chylomicronemia 증후군)이 나타날 수 있다. 이 질환은 기억 상실, 췌장염(췌장의 염증) 및 망막의 변색을 유발할 수 있다.
남성은 곧바로 중환자실에 입원해 식염수와 인슐린을 투여받았다. 인슐린은 설탕을 세포로 운반하는 역할을 하는 호르몬이다. 비정상적으로 상승한 트리글리세리드는 급성 췌장염의 위험을 불러 올 수 있다. 의사들은 지방을 제거하기 위해 이틀 동안 두 번 혈장을 교환해 트리글리세리드 수치를 크게 낮췄다. .
이후 인슐린과 메트포르민을 계속 투여받았고 콜레스테롤을 낮춰 심혈관 질환을 예방하는 스타틴 약물도 처방 받았다. 또 설탕 섭취를 관리하기 위한 생활 습관을 바꾸라고 권고했다. 그는 6주 뒤 트리글리세리드 수치는 여전히 높았지만(245mg/dL) 건강은 양호한 편이었다.
우유에는 칼슘, 단백질, 마그네슘, 비타민 A와 D가 풍부하다. 미국 농무부(U.S. Department of Agriculture)는 식단 가이드라인에서 성인은 하루에 3컵(0.7L) 이상 유제품을 먹지 않도록 권장하고 있다. 그 양조차 너무 많다는 영양학자도 있다.
의사들은 전유의 영양가를 근거로 환자가 이틀 동안 설탕 1980g과 지방 1496g을 섭취한 것으로 추정했다. 성인 남성은 하루에 설탕 36g, 포화지방 22g 미만으로 먹어야 한다.
이 사례는 ‘Scientific research’ 저널에 ‘Milk Intoxication—A Case Report’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