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느끼는 가장 심한 고통은 출산?…1위는 군발두통
자율신경증상 동반하는 극심한 두통, 군발두통…가장 큰 고통 유발하는 질환
미국 텍사트대·웨스트조지아대·버몬트대 공동 연구팀은 1604명의 군발두통 환자에게 증상 발현 시 나타나는 통증의 정도를 자상이나 심장마비를 비롯해 그들이 경험해 본 부상이나 질환과 비교하도록 한 결과를 발표했다. 참가자들은 각 상황에서 느낀 통증의 강도를 0~10점 척도로 평가했다.
1위는 군발두통이었다. 참가자들이 평가한 군발두통의 고통은 10점 중 9.7점이었다. 그 어떤 고통보다 심하다고 여겨지는 출산의 고통은 7.2점으로 군발두통 다음 자리를 차지했다. 3위는 7.0점을 받은 췌장염이었다. 췌장염은 위 뒤쪽에 위치한 작은 소화기관인 췌장에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으로, 가장 흔한 원인은 담석과 술이다.
장기 속에 돌과 같은 작은 결정이 생겨 크기가 커지면서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는 신장결석은 6.9점이었다. 총상은 6점, 척추 뼈 사이 연조직이 튀어나와 신경을 누르는 추간판탈출증은 5.9점, 편두통은 5.4점, 신경계 이상과 관련 있는 것으로 알려진 섬유근육통과 골절은 5.2점, 심장마비와 좌골신경통은 5.0점 순이었다.
다만, 연구진은 결과에 대해 “통증은 주관적인 경험이기 때문에 차이가 있을 수 있으며, 과거 기억을 되살려 점수를 매겼기 때문에 정확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한계가 있음을 인정했다.
군발두통은 얼굴과 머리 통증과 함께 눈물, 콧물, 결막충혈 등의 자율신경증상을 동반하는 심한 두통이 집단적으로, 주기적으로 나타나는 질환이다. 통증은 예고 없이 빠르게 시작되었다가 멈추며, 몇 시간 동안 지속되기도 한다. 1회의 발작 기간이 수 주에서 수 개월 동안 발생하기도 한다. 10%의 환자에서는 증상이 소실하는 기간 없이 만성적으로 발작이 나타난다.
군발두통은 삼차자율신경두통의 하나로 분류되는데, 이는 삼차신경 중 눈으로 가는 통각수용기에 의한 뇌부교감신경반사가 과도하게 활성화되면서 나타나는 증상이다. 군발두통의 증상은 일반 진통제로는 완화되지 않는다. 30대에서 흔히 발병하며, 여성보다 남성에서 약 6배 더 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두통학회 저널 《두통(Headache)》에 ‘Cluster headache is one of the most intensely painful human conditions: Results from the International Cluster Headache Questionnaire’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