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했을 때 먹은 음식, 아기가 기억한다고?”

태아기 엄마 통해 노출된 음식에 더 긍정적 반응 보이는 아기

“임신했을 때 먹은 음식, 아기가 기억한다고?”
아기는 엄마 뱃속에서 노출된 음식 냄새에 더 호의적인 반응을 보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아기는 엄마 뱃속에서 노출된 음식 냄새에 더 호의적인 반응을 보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이른 시기에 아기가 어떻게 건강한 식습관이 형성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이해를 더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엄마 뱃속에서 케일 또는 당근에 반복적으로 노출된 후 태어난 아기가 해당 냄새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얼굴 표정을 분석했다. 이 연구는 2022년 발표된 논문의 후속 연구로 진행됐다. 해당 연구에서는 4D 초음파 스캔을 통해 임산부가 임신 32주와 36주 시점에 당근 또는 케일 캡슐을 1회 섭취한 후 보이는 태아의 얼굴 표정을 분석했다. 대체로 당근에 노출된 태아는 ‘웃는 얼굴’ 반응을 더 많이 보였고, 케일에 노출된 태아는 ‘우는 얼굴’ 반응을 더 많이 보였다.

연구진은 기존 연구에 참여했던 32명의 아기(여아 16명, 남아 16명)를 임신 36주에서 출생 후 약 3주까지 추적 관찰했다.

산모는 출산까지 3주 연속으로 매일 당근 또는 케일 분말 캡슐을 섭취했다. 그리고 아이가 약 생후 3주가 됐을 때, 당근이나 케일, 또는 대조군으로 물에 적신 면봉을 각각 아기의 코 아래 갖다 댔을 때 보이는 반응을 영상으로 촬영해 이에 대한 아기의 반응을 분석했다. 맛을 보게 하지는 않았다.

그 결과, 태아기부터 신생아기까지 아기는 태어나기 전 엄마 뱃속에서 노출된 냄새에 대해 ‘웃는 얼굴’ 반응을 더 많이 보였고 ‘우는 얼굴’ 반응은 적게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임신 중 당근 분말 캡슐을 복용한 산모에게서 태어난 아기는 당근 냄새에, 케일 분말 캡슐을 먹은 산모에게서 태어난 아기는 케일 냄새에 더 호의적인 반응을 보일 가능성이 높았다.

연구진은 생후 약 3주 되는 시점에 당근 또는 케일 냄새에 반응하는 아기 표정을 살펴봤다. 왼쪽 아기는 케일 냄새에 '웃는 얼굴' 반응을 보였다. 이 아기의 엄마는 임신 중 케일 캡슐을 먹었다. 가운데 아기와 오른쪽 아기는 각각 당근과 케일 냄새에 '우는 얼굴' 반응을 보였다. 이 아기들은 엄마 뱃속에서 각각 케일과 당근에 노출됐다. [사진=Appetite]
연구진은 “이번 연구는 태아가 자궁에서 다양한 맛을 감지하고 구별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반복적으로 노출될 경우 특정 맛을 학습하기 시작하고 기억을 형성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이는 음식 선호가 발달하는 과정이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일찍, 자궁에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맛에 일찍 노출시킴으로써 처음부터 아이들에게 더 건강한 식습관을 형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는 기초가 되는 연구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태아기 특정  음식에 대한 노출이 어린이의 식습관에 미치는 장기적 영향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오랜 기간에 걸친 후속 연구가 필요하며,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더 많은 유아 그룹을 대상으로 다양한 시점에 연구를 수행할 필요가 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영국 더럼대가 주도하고 애스턴대,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센터(CNRS)와 부르고뉴대 연구진이 참여한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식욕(Appetite)》에 ‘TEMPORARY REMOVAL: Flavor learning and memory in utero as assessed through the changing pattern of olfactory responses from fetal to neonatal life’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지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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