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관계 후 찌르듯 아파 실신"...20대女 복부에 1.5ℓ 피 고여 있었다, 왜?

성관계 후 갈비뼈 아래 극심한 통증 느낀 후 실신...검사결과 난소낭종 파열돼 복부에 피고여 있었던 사연

성관계 후 엄청난 복통을 호소한 한 여성이 배 속에 상당량의 혈액이 고여있다는 사실을 발견한 경험담을 공유했다. [사진=영국 일간 더선 보도 갊뤼]
성관계 후 엄청난 복통을 호소한 한 여성이 배 속에 상당량의 혈액이 고여있다는 사실을 발견한 경험담을 공유했다.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가 가까스로 회복한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며, 몸의 통통증에 즉각 반응하라는 메시지를 당부하고 있다.

영국 일간 더선 보도에 따르면 2024년 10월, 22세 데이지 윌슨은 평소와 다름없는 하루를 보낸 뒤, 2년간 교제 중인 남자친구 알렉스 마쉬와 성관계를 가진 후 갑작스러운 복부 통증을 경험했다. 갈비뼈 아래쪽에서 날카로운 '찌르는 듯한' 통증이 느껴진 것이다. 처음에는 생리통이나 변비로 착각했지만, 통증은 점점 심해졌고 결국 화장실에서 실신하며 머리를 부딪쳤다.

남자친구의 도움으로 급히 병원을 찾은 그는 수시간 동안 여러 검사를 받았지만, 의료진도 원인을 쉽게 파악하지 못했다. 극심한 복부 통증을 호소하던 그는 결국 CT 촬영을 통해 1.5ℓ의 혈액이 복부에 고여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의료진은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복강경 수술을 준비했다. 오른쪽 난소에 있던 난소낭종(ovarian cyst)이 파열돼 이를 봉합하는 수술을 받았다.

난소낭종은 흔하게 발생하는 질환이지만, 파열될 경우 심각한 내출혈과 극심한 통증을 동반할 수 있다. 데이지는 자신의 사례를 틱톡에 공유하며 많은 여성들이 비슷한 경험을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의 영상은 100만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큰 반응을 일으켰다. 많은 여성들이 댓글을 통해 난소낭종 파열로 고통받았던 경험을 공유했고 질환에 대한 인식 부족을 지적했다.

그는 “이 일이 있기 전까지 완전히 정상적인 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몇 시간 만에 생명이 위태로운 상황이 됐다. 나처럼 증상이 없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몸에 이상을 느낀다면 결코 무시하지 말고 즉시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가임기 여성에게 흔히 발견되는 낭종...일부 낭종은 충격으로 갑자기 파열되기도  

난소낭종(ovarian cyst)은 난소에 발생하는 액체가 찬 주머니 형태의 구조물로, 가임기 여성에게 흔히 발견되는 현상이다. 정상적인 배란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될 수도 있고, 호르몬 불균형이나 특정 질환으로 인해 발생할 수도 있다. 대부분의 난소낭종은 증상을 일으키지 않으며, 몇 주 또는 몇 달 내에 저절로 사라진다. 하지만 크기가 커지거나 내부 출혈이 발생하면 심한 통증과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으며, 경우에 따라 응급 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다.

난소낭종은 크게 기능성 낭종과 비기능성 낭종으로 나뉜다. 기능성 낭종은 배란 과정에서 형성되는 일시적인 낭종으로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 반면, 비기능성 낭종은 호르몬 변화와 무관하게 발생하며, 크기가 커지면서 통증을 유발하거나 심할 경우 출혈과 감염을 동반할 수도 있다. 대표적인 비기능성 낭종으로는 피지낭종(유피종), 자궁내막종(초콜릿 낭종), 그리고 낭성 종양 등이 있다.

난소낭종 파열은 난소에 형성된 낭종이 외부적 충격이나 내부적 변화로 인해 갑자기 터지는 현상이다. 일부 낭종이 크기가 커지면서 파열될 위험도 높아진다. 난소낭종이 파열되면 내부의 액체와 혈액이 복강 내로 흘러 들어가면서 심각한 통증과 출혈을 초래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난소의 혈관이 손상되면 대량 출혈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며, 출혈이 많아지면 혈압이 급격히 떨어지고 쇼크 상태에 이를 수도 있다.

주요 증상으로는 갑작스럽고 극심한 복부 통증이 있으며, 일반적으로 한쪽 난소가 위치한 부위에서 시작된다. 특히 성관계나 강한 운동 후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출혈이 심한 경우, 어지러움, 실신, 메스꺼움, 구토, 저혈압 등이 나타날 수 있으며, 심할 경우 응급 수술이 필요하다.

난소낭종 파열이 의심될 경우, 병원에서는 초음파 검사와 CT 촬영을 통해 출혈 여부를 확인한다. 혈액 검사를 통해 빈혈 여부를 평가하고, 필요에 따라 복강경 수술을 시행해 출혈 부위를 봉합하거나 낭종을 제거하기도 한다.

출혈이 적고 통증이 경미한 경우에는 경과 관찰과 함께 진통제를 투여하며, 몸을 안정시키는 보존적 치료가 이루어진다. 하지만 출혈이 많거나 감염 위험이 있으면 즉각적인 수술이 필요하다. 쇼크 상태에 빠질 정도로 출혈이 심한 경우에는 응급 개복 수술이 시행되며, 이 과정에서 출혈량이 많을 경우 수혈이 필요할 수도 있다. 낭종이 악성으로 의심될 경우, 추가적인 조직 검사가 진행될 수도 있다.

정기 검진 통해 관리...단순 생리통으로 오인 말고, 어지러움 식은땀 있다면 바로 조치 필요 

난소낭종 파열을 완전히 예방할 수는 없지만, 정기적인 산부인과 검진을 통해 조기에 발견하고 적절한 관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크기가 큰 낭종이 발견됐거나 과거에 난소낭종 파열 경험이 있었다면 주기적인 초음파 검사를 통해 상태를 모니터링해야 한다.

경구피임약과 같은 호르몬 치료를 통해 기능성 낭종의 생성을 억제할 수 있으며, 낭종이 커지지 않도록 예방하는 방법도 있다. 격렬한 운동이나 강한 복부 충격을 피하는 것이 좋으며, 성관계 시에도 주의가 필요하다.

만약 갑작스러운 복부 통증이 발생하고 통증이 지속되거나 악화된다면, 단순한 생리통이나 위장 장애로 오인하지 말고 즉시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특히 통증과 함께 어지러움, 식은땀, 실신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신속한 의료 조치가 필요하다.

    정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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