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몽 자주 꾸는 중년 ‘이병’ 걸릴 위험 높다

특히 남자 노인은 치매 위험 5배나 돼…여자 노인 1.4배

악몽 자주 꾸는 중년 ‘이병’ 걸릴 위험 높다
악몽을 자주 꾸면 인지기능이 떨어지고 치매에 걸릴 위험이 크다. 특히 남자 노인이 위험하므로 치매 예방에 관심을 쏟아야 한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중년에 가위 눌리는 악몽을 자주 꾸면 나중에 치매에 걸릴 위험이 크게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버밍엄대가 미국의 3개 커뮤니티 기반 코호트(동일집단) 데이터에서 35~64세 남녀 약 600명과 79세 이상 남녀 노인 2600명을 연구한 결과에서다. 연구팀은 2002~2012년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악몽을 얼마나 자주 꿨는지 설문조사를 했다. 연구 시작 당시 치매를 앓고 있는 참가자는 전혀 없었다. 연구팀은 젊은 참가자들을 평균 9년, 노인 참가자들을 평균 5년 동안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매주 악몽을 꾸는 중년(35-64세) 남녀는 앞으로 10년 동안 인지기능이 뚝 떨어질 위험이 4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매주 악몽을 꾸는 노인들은 치매로 진단을 받을 확률이 2배 더 높았다.

특히 매주 악몽을 꾸는 남자 노인은 그렇지 않은 남자 노인에 비해 치매에 걸릴 위험이 5배 더 높았다. 매주 악몽을 꾸는 여자 노인은 그렇지 않은 여자 노인보다 치매에 걸릴 위험이 41%(1.41배) 더 높은 데 그쳤다.

나쁜 꿈을 자주 꾸는 중년 및 노년 남성은 치매 예방을 위해 각별한 노력이 필요하다. 연구의 주요 저자인 버밍엄대 아비데미 오타이쿠 박사(인간두뇌건강센터)는 “중년기에 일찍 식별할 수 있는 치매 위험 지표가 거의 없기 때문에 악몽과 치매가 관련이 있다는 이번 연구 결과는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치매의 두드러진 특징인 기억력·사고력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기 몇 년 또는 수십 년 전에 악몽을 꾸는 현상이 자주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뇌파검사(EEG)와 자기공명영상(MRI)을 이용해 건강한 사람과 치매 환자의 악몽에 대한 생물학적 근거를 조사할 계획이다. 이 연구 결과((Distressing dreams, cognitive decline, and risk of dementia: A prospective study of three population-based cohort)는 의학 저널 ≪랜싯(The Lancet)≫의 온라인판(eClinicalMedicine)에 실렸고 미국과학진흥회가 운영하는 포털 ‘유레카 얼럿(eurekalert)’이 소개했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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