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과학자들 "코로나19 급증에도 새 변이 없다"
413건의 바이러스 게놈 분석 결과 BF.7이 76%, BA5.2가 16% 차지
중국은 2022년 12월 7일 코로나19 대유행(팬데믹)에 대해 가장 엄격한 정책이었던 ‘제로 코로나19 정책’을 포기했다. 대규모 검사, 엄격한 검역, 이동 통제를 통해 코로나19 확산을 원천 차단하려는 이 야심찬 정책으로 중국은 2020년 1월 22일~ 2022년 11월 1일 인구 100만 명당 726명의 감염자와 3.9명의 사망자만 기록했다.
이 정책이 갑가지 폐기되면서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가 급증했다. 중국 정부의 공식발표는 무증상자를 제외하는 기준 변경 등으로 구체적 규모를 은폐하고 있지만 감염사례와 위중증자 및 사망자가 급증했음을 알 수 있다. 세계는 이로 인해 코로나19 바이러스(SARS-CoV-2)의 새로운 변이가 출현할 개연성을 우려했다.
중국이 제공하는 SARS-CoV-2 게놈 서열 데이터가 부족하다는 점도 이런 우려를 부채질했다. 중국에서 코로나19 양성반응 중 바이러스 게놈 데이터 공유 플랫폼인 국제인플루엔자정보공유기구(GISAID)에 제출된 사례는 0.1% 미만이다.
8일《랜싯》에 발표된 중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연구진의 논문은 이례적이다. 413명의 코로나19 감염증에 대한 게놈 분석 데이터가 담겼기 때문이다. 이 연구에 따르면 2022년 11월 14일~12월 20일 베이징에서 발생한 지역 감염의 90% 이상이 오미크론 아변이인 BA.5.2 또는 BF.7과 관련이 있었다. BF.7가 76%를 차지한 지배적 변이였고 BA5.2는 약 16%에서 발견됐다.
연구진은 이를 위해 2881건의 게놈 서열을 표본으로 추출했고, 그 중 413건을 무작위로 선택했다. 약 350건은 국내 발병 사례였고 63건은 해외에서 유입된 사례였다. 미국에서 유행하는 오미크론 아변이의 하나인 XBB.1.5나 새로운 변이는 발견되지 않았다.
이 연구는 몇 가지 제약이 있다. 코로나 제로 조치 해제 후 몇 주 이내의 짧은 기간만을 대상으로 했기 때문이다. 또 중국 전역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다. 중국에선 제로 코로나 정책 포기와 함께 감염자의 극히 일부에 대해서만 유전자검사를 실시한다.
해당 논문을 검토한 남아프리카공화국 스텔렌보스대의 바이러스학자 볼프강 프리저와 통가이 미퐁가 박사는 “중국에서 제시한 풍부한 자료를 볼 수 있게 된 것은 환영할 일이며 새로운 변이의 증거가 없다고 밝힌 것은 놀라운 일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들은 “중국의 다른 지역에서 인간에 의해 코로나19에 감염된 동물에 의한 또 다른 진화 역학이 전개될 수 있다”면서 베이징만의 데이터가 중국처럼 광대한 국가 전체를 대표한다고 해석하는 것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런 사태를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이번 논문이 앞으로 더 많은 개방성과 신속한 데이터 교환을 예고하는 것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www.thelancet.com/journals/lancet/article/PIIS0140-6736(23)00129-0/fulltext)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