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율 80%↑'... 급성 간질환에도 이식 가능
간이식, 기증자와 수혜자 안전이 우선
강동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신현필·소화기외과 이승환 교수는 최근 간을 이식 받은 환자의 3개월 생존율은 90% 이상, 3년 생존율도 80% 이상으로 보고된다고 전했다. 생체 간이식 수술 기술의 발달과 수술 전후 관리법, 면역억제제 발전 등의 요인 때문이다.
이승환 교수는 "수술에 성공하면 단순히 몇 년 더 사는 정도가 아니라 평생 건강하게 지낼 수 있다"면서 "특히 우리나라의 간 이식 성적과 경험이 세계적으로도 우수해지면서 이전에는 수술을 꺼렸던 60세 이상 환자의 이식 성공률이 높아질 만큼 대상 환자의 폭이 점차 넓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간이식 가능한 대상 환자는?
간 이식은 간 손상이 급격하게 진행되어 이식받지 않으면 수일~수주 이내 사망할 수 있을 때 시행할 수 있다. 급성 간부전이 발생하면 의식 저하를 가져오는 간성뇌증, 신기능을 유지하지 못하는 간신 증후군, 식도나 위에서의 출혈, 복수 등의 합병증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이 때 내과적인 집중 치료로 회복되기도 하지만 간 이식을 받지 않는다면 사망하는 환자도 적지 않다. 여러 바이러스성 간염이나, 알코올, 약제 및 민간 치료 요법 등이 원인으로 손꼽히나 이들이 복합적이거나 모호해 정확하게 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도 많다.
또 다른 대상자는 만성간질환에 대한 치료를 시행하고 있음에도 간부전이 호전되지 않거나 합병증이 발생해 더 이상 관리가 어려운 환자다. 만성 B형 간염이나 C형 간염에 의한 간경변증, 장기간 알코올 섭취, 자가면역성 간염 등으로 원인이 다양하다. 그중에서도 만성 B형 간염과 음주가 가장 대표적이다.
신현필 교수는 "만성 간질환자 중 간 기능이 많이 떨어진 환자에서 비교적 조기에 간암이 발견된 경우 간 이식을 받게 된다"면서 "전체 간 이식 환자의 40%가 간암을 동반하는데, 암 재발율을 낮추기 위해 간 외 전이가 없고 초기 간암일 때 수술을 진행한다"고 말했다.
◆간이식, 기증자와 수혜자 안전이 우선
환자가 간을 이식하기 위해서는 받을 간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간은 두 가지 방법으로 수혜받을 수 있다. △뇌사자 전 간이식은 기증자가 뇌사자인 경우 간 전부를 적출해 이식하는 방법으로 응급도에 따라 순위가 정해진다. △생체 부분 간이식은 기증자가 건강한 공여자인 경우로 공여자의 간 일부를 이식하는 방법이다.
간 이식 공여자는 서로 수혈이 가능한 동일한 혈액형일 때 기증이 가능하며, 생체 부분 간 이식은 혈액형이 불일치해도 면역 억제 치료법 등으로 이식이 가능하다. 공여자에게 간염 바이러스가 없고, 간 기능이 정상적이어야 한다. 심한 지방간이 있으면 간 공여가 어렵다.
공여자의 나이는 55세 이하면 무리가 없으나, 건강 상태나 간 기능에 따라 65세까지도 허용하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가족이나 친척이 간을 기증하는 생체 간 이식이 활발하기도 하다. 이 때문에 국내에선 기증 후 남은 간의 용적이 30% 이상, 지방간 정도는 30% 이하의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 간 기증자의 안전과 간 건강에도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실제 외국에서 이식 수술 중 간 기증자 사망률은 1000명에 2~5명 정도지만, 우리나라의 기증자의 사망 사례는 이보다 드물게 발생한다.
간 이식 수혜 환자는 수술 후 관리에도 유의해야 한다. 많은 혈관을 잇는 어려운 수술이기 때문에 합병증 발생이 쉽기 때문이다.
대체로 수술 후 발생하는 감염 위험 요인엔 △새로운 간이 기능을 잘하지 못하거나 △적절한 혈액 응고 인자를 생성하지 못하게 돼 발생하는 복강 내 출혈 △담도 문합 부위에서 담즙이 새거나 담관이 좁아지는 경우 △간이식 수술 후 혈관의 개통이 원활하지 않은 경우 △이식된 간을 이물질로 생각하고 파괴하는 면역반응 △거부반응을 예방하기 위한 면역억제제의 사용기간이 길어지는 등이 있다. 이런 증상들은 적절한 치료로 자연히 없어지기도 하지만, 새로운 간으로 다시 이식받아야 하는 상황도 발생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