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약 '위고비' 치료...몸에 생긴 뜻밖의 변화 알고보니
자살 충동 증가와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
그렇다면 이 약을 복용하기 시작하면 몸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 버밍엄대 병원의 당뇨병학 및 내분비학 교수인 와심 하니프는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과의 인터뷰에서 이 약이 가져오는 긍정적인 변화와 부정적인 변화에 대해 설명했다.
이 약은 무엇보다도 배고픔을 느끼지 않게 한다. 좋아하는 음식조차도 먹고 싶은 욕구가 몇 주 안에 사라진다. 이 약은 최소한의 음식 섭취 후 위장에서 포만감을 감지하는 뇌의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수용체를 활성화한다. 그 결과, 사람들은 반 접시만 먹어도 포만감을 느끼게 된다.
그러나 단점이 있을 수 있다. 연구에 따르면 이 약을 복용하는 사람 100명 중 1명꼴로 위 마비를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 근육 수축이 너무 약해져서 음식물을 소화해 장으로 전달할 수 없게 되면서 메스꺼움과 구토를 할 수 있다. 위 마비가 발생한 사람의 절반 정도는 변비에도 걸리게 된다.
위고비는 또 휴식 중에 소모되는 칼로리 수를 약간 증가시키고 심장 건강을 좋게 한다. 상당한 양의 체중 감량은 분명히 심장에 좋다. 위고비는 혈관을 막을 수 있는 염증을 줄이고 심장마비나 뇌졸중을 유발할 수 있는 혈전 형성의 위험을 줄이기도 한다. 《뉴잉글랜드 의학 저널(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이 약을 복용한 과체중 또는 비만 환자의 심장마비, 뇌졸중 및 사망은 위약을 복용한 비슷한 환자보다 20%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고비는 술을 마시고 싶은 욕구를 억제한다. 스웨덴 예테보리대의 연구에 따르면 이 약을 투여한 쥐는 그렇지 않은 쥐보다 알코올 섭취량이 60퍼센트 더 적었다. 이 약은 비만에 작용하는 것과 비슷한 방식으로 알코올에도 작용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알코올을 섭취할 때 뇌가 받는 '보상'을 약화시켜 계속 술을 마시고 싶은 충동을 줄여주는 것이다.
위고비와 오젬픽은 췌장에서 인슐린 호르몬의 분비를 촉진해 혈당 수치를 크게 낮출 수 있다. 인슐린은 혈류에서 세포로 당을 가져와 에너지로 사용하므로 제2형 당뇨병의 위험을 줄여준다. 동시에 이 약은 저혈당이 있을 때 분비되는 또 다른 호르몬인 글루카곤의 작용을 차단하고 간에서 저장된 당과 지방을 방출해 신체에 연료를 공급하도록 지시한다. 두 호르몬의 방출을 조절해 혈당 수치를 안정시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약은 불쾌한 트림을 유발할 수 있다.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한 가지 가능성은 위고비가 장내 미생물군집(장내에 서식하는 박테리아, 바이러스 및 기타 미생물 군집)을 변화시켜 장내 유황 생성 박테리아의 수를 증가시키거나 약물이 위 배출 과정을 늦춰 음식물이 정상보다 오래 남아 더 불쾌한 냄새를 유발하기 때문일 수 있다.
위고비가 뱃살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얼굴에는 정반대의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위고비 복용 후 몇 개월이 지나면 급격한 체중 감소로 인해 얼굴에 주름이 생기고 피부가 처지는 등 얼굴 노화가 가속화된다는 보고가 있다. 얼굴 지방은 주름을 완화하고 피부를 완충하는 역할을 하지만, 지방이 사라지면 피부에 힘과 유연성을 부여하는 섬유 조직인 콜라겐 수치가 감소해 피부가 더 처진 것처럼 보일 수 있다.
위고비 복용자들은 훨씬 더 많이 일어나고 움직이기 시작한다. 사람들은 처음 3개월 동안은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할 수 있지만, 체중이 빠지면서 에너지 수준이 향상된다고 말한다.
코골이를 줄일 수 있다. 심한 코골이는 비만인 사람들에게 흔하다. 목 주위의 과도한 지방은 누워서 잘 때 기도에 압력을 가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몇 초마다 호흡이 반복적으로 중단돼 잠에서 깨어나고 낮 동안 지나치게 졸리게 되는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위고비는 목 주위의 지방을 감소시켜 코골이 완화에 도움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