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의 '여기'만 봐도 뇌졸증 위험 확인할 수 있다고?
망막은 고혈압 당뇨병 죽상동맥경화 등 혈관 상태 나타내
홍콩 폴리테크닉대 연구팀은 영국 바이오뱅크 연구에 참여한 4만 5000명 이상의 망막 이미지를 분석해 망막 혈관에서 측정 가능한 바이오 마커(표지자)를 찾아냈다.
연구팀이 확인한 바이오 마커는 참가자의 첫 뇌졸중 위험과 유의미하게 관련이 있는 ‘혈관 지문’이었다. 혈관 지문은 망막에 있는 독특한 망막 매개변수나 패턴을 말한다.
연구팀은 "이 지문을 나이와 성별, 혈압 등의 요인과 결합하는 방식으로 뇌졸중 위험을 예측하며, 이것은 전통적인 혈액검사보다 더 효과적이다"고 설명했다.
폴리테크닉대 안과 교수인 밍광허 박사는 “뇌졸중 위험을 예측하는 혈액 검사는 상대적으로 낮은 정확도, 침습성(신체 내부로 들어가거나 신체 조직을 관통하는 절차나 치료), 높은 비용이란 한계가 있다”면서 “망막의 혈관 지문 분석은 비침습적이고 편리하며 효과적이다”고 말했다.
또한 연구팀은 심장병 치매 등 다른 질환 예측에도 혈관 지문을 사용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이 연구는 영국의사협회 저널인 ‘BMJ Heart’에 ‘Retinal vascular fingerprints predict incident stroke: findings from the UK Biobank cohort study’란 제목으로 게재됐다.
의학매체 ‘메디컬 뉴스투데이’에 따르면 의사들은 눈이 전반적인 건강 상태를 나타낸다는 걸 알고 있었다. 눈은 혈관을 비침습적으로 직접 관찰할 수 있는 부위로 망막 혈관의 변화는 고혈압, 당뇨병, 죽상동맥경화증과 같은 전신 혈관 상태를 나타낼 수 있다.
외과 안과 전문의인 알렉산더 솔로몬 박사는 “망막 혈관의 변화가 뇌졸중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은 망막이 뇌의 연장선상에 있기 때문에 놀랍지 않다”면서 “망막은 빛에 민감하고 빛을 처리하는 일련의 뉴런(뇌 세포)으로 구성돼 있어 망막 검사는 뇌의 일부를 검사하는 것일 수 있다”고 전했다.
고지혈증, 고혈압, 당뇨병, 염증성 질환 등 다양한 혈관병증에 따라 망막의 혈관이 반응해 변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혈관 외과의사인 크리스토퍼 이는 “뇌졸중은 전 세계적으로 장애와 사망의 주요 원인이지만 채혈, 초음파, CT 스캔, MRI 등 검사 비용이 많이 든다”면서 “혈관 지문을 검사하는 방법은 소외된 지역사회에서 뇌졸중 위험 검사에 대한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