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안부 길다고 인중 줄인다? "근본적 원인은 '이곳'에 있어"

[박준규의 성형의 원리]

지난 회에서는 ‘인중 축소술’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흔히 ‘인중 축소술’이라 불리는 이 수술의 원래 명칭은 ‘입술 거상술(lip lift)’입니다.

중안부 길다고 인중 줄인다?
입술 거상술 (lip lift). [사진=영문위키 백과]
입술 거상술의 주된 목적은 노화로 늘어진 인중을 잘라내어, 붉은 입술을 도톰하게 끌어 올리는 것입니다. 긴 인중을 잘라내므로, 인중이 긴 얼굴에서도 효과적일 것 같지만, 실제로 긴 인중이 짧아지는 효과는 회의적입니다. 인중을 절제한다고 해서 코와 아랫입술의 위치가 바뀌는 것이 아니고, 얼굴에서 인중이 차지하는 비율도 변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인중이 짧아지면 입을 닫기가 어려워지거나 입꼬리가 아래로 처지는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다른 중요한 문제는 흉터입니다. 동양인의 피부 특성상 백인에 비해 흉터가 더 뚜렷하게 남을 가능성이 높아, 코 아래에 눈에 띄는 영구적인 흉터가 생길 우려가 큽니다.

그렇다면, 효과가 확실하지 않고 부작용의 위험이 있는 인중 축소술을 고려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중안부(중안면)가 긴 얼굴을 가진 분들이, 엉뚱한 수술을 선택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이 ‘인중 축소술’입니다. 심지어 ‘인중 축소술’을 ‘중안부 축소’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당장 중안부(중안면)의 정의만 살펴봐도 이 수술이 적절한지 의문이 생깁니다. 중안부는 눈썹 아래부터 코 아래까지의 영역을 의미합니다. 즉, 인중은 애초에 중안부에 포함되지도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분들이 중안부가 길다고 인중 축소술을 시행받습니다.

얼굴을 상중하로 나눌때 그 기준은 눈썹과 코입니다.인중은 중안부에 포함되지도 않습니다. [그림=William Andrew Loomis]
이 현상의 원인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중안부가 긴 분들 중 상당수가 스스로 ‘인중이 길다’고 인식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턱 끝이 뒤로 물러나 중안부와 인중 전체가 길어 보이는 착시 현상 때문입니다. 턱 끝이 뒤로 후퇴하면 입 아래쪽에 그늘이 생기고, 상대적으로 앞으로 나와 밝은 중안부와 인중이 함께 두드러져 길어 보이게 됩니다.

'중안부 긴 얼굴'의 본질은 ‘길어 보이며, 턱 끝이 뒤로 후퇴한 얼굴’ 입니다.  턱 끝이 뒤로 후퇴하면 입 아래쪽에 그늘이 생기고, 상대적으로 밝은 중안부와 인중이 두드러지며 길어 보이게 됩니다.

‘중안부가 긴 얼굴은, 해결이 어렵고 수술의 효과도 좋지 않다’는 이야기가 널리 퍼져 있습니다. 심지어 ‘저주받은 얼굴’이라는 표현이 사용될 정도입니다. 하지만 이는 ‘중안부 긴 얼굴’의 본질을 잘못 이해한 결과입니다. ‘중안부 긴 얼굴’이라고 부르지만, 사실 그 본질은 ‘길어 보이며, 턱 끝이 뒤로 후퇴한 얼굴’ 입니다. 잘 생각해 보면, 턱 끝이 뒤로 빠지지 않은 얼굴은 단순히 ‘긴 얼굴’이라고 표현하지, ‘중안부가 긴 얼굴’이라고 부르지 않습니다. 즉, ‘중안부가 긴 얼굴’의 본질적인 문제는 ‘긴 인중’이 아닌, ‘뒤로 빠진 턱 끝’에 있다는 점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중안부가 길면서도 예뻐 보이는 연예인들의 얼굴을 봐도, 턱끝이 뒤로 빠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수 있습니다.

중안부가 길어도 예쁜 얼굴들을 보면 턱끝이 뚜렷하게 앞으로 나와 있습니다. (좌측 상단부터 시계 방향으로 윤아, 려원, 아오이 유우, 박은빈, 유인나, 박민영)

결국, 중안부가 길어 보이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원인을 정확히 분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단순히 ‘인중이 길어 보인다’는 막연한 인상만으로 인중 축소술을 시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것입니다.

중안부가 길어 보이는 근본적인 원인은 인중 자체가 아니라 턱 끝의 위치에 있습니다. 중안부가 긴 얼굴형에서는 턱 끝을 앞으로 전진시키는 수술이 미적 균형을 맞추는 데 더 효과적입니다. 턱 끝이 앞으로 나오면 중안부와 인중이 길어 보이는 현상이 완화되고, 입술이 보다 자연스럽고 세련된 모습을 갖출 수 있습니다.

인중이 길어 보인다는 이유만으로 성급히 인중 축소술을 고려하기보다는 중안부의 길이, 턱 끝의 위치, 얼굴 전체적인 균형을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보다 적절한 해결책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중안부 긴 얼굴’은 ‘저주받은 얼굴’이 아닙니다.

 

    박준규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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