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5번이상 절정 느껴…“성적 농담말라, 힘든 병”이라 호소한 사연은?
지속성 생식기 각성 장애(PGAD)겪고 있는 30대 여성...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몸이 성적흥분과 오르가즘 일으켜 신체적 정신적 고충 털어놔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등 보도에 따르면 호주 멜버른에 거주하는 36세 여성, 에밀리 맥마흔은 자신이 겪고 있는 희귀 질환에 대해 세상에 알렸다. 하루에도 5번 이상 오르가즘을 겪는 이 현상은 지속성 생식기 각성 장애(Persistent Genital Arousal Disorder, 이하 PGAD)로, 성적 자극과 무관하게 지속적인 성적 흥분과 오르가슴을 유발하는 신경계 질환이다. 이 질환으로 인해 그는 하루에도 여러 차례 강렬한 성적 감각을 경험하며, 극심한 통증과 신체적 불편을 겪고 있다.
"성적 흥분이 아닌 ‘고통’이다!"
이 불편한 성적 흥분 감각은 9년 전 갑자기 찾아왔다. 병원에서는 처음에 클리토리스 오른쪽에 낭종이 있다고 여겼지만, 결국 신경이 손상되어 통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맥마흔은 PGAD로 인해 지속적인 사타구니 통증, 성관계 중 극심한 고통, 의도치 않은 체액 누출 등의 증상을 겪는다.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쇼핑몰에서 걸어 다니는 것만으로도 진동 등의 자극이 그의 증상을 악화시키며, 자신도 모르게 신체 반응이 발생한다. 그는 “절정의 감각을 20배나 강하게 느끼며, 흥분이 심할 경우 체액이 흘러 옷이 젖을 정도”라고 고통을 호소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의 질환을 단순한 성적 문제로 치부하거나 농담의 소재로 삼지만, 그는 신경계 이상에서 비롯된 의학적 질환이라는 것을 알리고 싶다. 맥마흔은 "사람들은 내가 계속 성적으로 흥분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 감각은 내 의지와는 무관하게 신경이 만들어내는 것”이라며 오해를 바로잡았다.
육체적 성관계에 극심한 고통...단순한 성적 문제가 아닌 고통이 큰 질환이라 인식해주길
맥마흔은 2년째 장거리 연애를 하고 있지만, 그와 연인은 아직 직접 만난 적이 없다. 그는 성관계를 가질 수는 있지만, 그 과정이 극심한 고통을 동반한다고 말했다. "내가 신뢰하는 사람들과만 관계를 가졌다. 성관계를 할 수는 있지만 육체적으로 정말 고통스럽다. 현재의 파트너는 나를 있는 그대로 이해해 주고, 그를 직접 만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또한, 유전적인 요인을 고려해 아이를 갖지 않기로 결심했다. 아직 PGAD의 유전적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혹시라도 자녀에게 같은 고통이 유전될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이다.
맥마흔은 많은 사람들이 이 질환을 단순한 성적 문제로 인식하고 가볍게 여긴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람들이 내 증상을 농담처럼 받아들이지만, 나는 매일 극심한 고통과 불안 속에서 살아간다”며, "이 질환이 단순한 성적 문제로 오해받지 않도록, 더 많은 연구와 치료법 개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녀는 마지막으로 "아무도 이런 고통을 받을 자격은 없다. PGAD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고, 괴롭힘과 편견이 멈추길 바랄 뿐이다”라고 덧붙였다.
일반적 성적 흥분과 다른 PGAD...신경계 이상으로 신체적 정신적 고통 동반해
맥마흔을 괴롭히는 PGAD는 성적 흥분과 관련된 감각이 지속되거나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신경계 장애다. 일반적인 성적 흥분과는 다르게, PGAD 환자들은 성적 자극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성기 각성과 오르가슴과 유사한 감각을 경험한다. 극심한 신체적 불편감과 정신적 고통을 유발해 환자들의 일상생활을 방해할 정도로 심각하게 나타난다. 순한 성적 욕구가 아니라 신경학적 이상에서 비롯된 질환으로 이해해야 하는 이유다.
PGAD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여러 가지 기전이 관련된 것으로 추정된다. 먼저, 생식기 부위의 신경이 손상되거나 비정상적으로 반응하는 말초신경 이상(Neuropathy)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생식기 감각을 담당하는 음부신경(Pudendal nerve)의 과민 반응이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뇌에서 감각을 조절하는 기능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신경 신호가 왜곡돼 성기 부위에 잘못된 신호가 전달될 수 있으며, 이러한 경우 중추신경계(Central Nervous System)의 오작동이 PGAD의 원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높다.
이외에도 생식기 주변의 혈류 조절 이상, 호르몬 불균형, 심리적 요인(불안, 우울증,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이 PGAD 발생과 연관될 수 있다.
PGAD의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강한 성적 흥분감과 유사한 따끔거림, 저림, 진동감, 압박감 등 지속적인 감각이 있다. 반복적인 비자발적 오르가슴, 심한 통증, 질 분비물 증가, 신체적 자극( 진동, 앉아 있기, 특정 움직임 등)에 의해 증상 악화 등이 포함된다.
이로 인해 일상생활에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게 되며, 대중교통 이용, 쇼핑, 장시간 앉아 있는 활동 등에서도 증상이 발생하여 사회적 위축과 고립으로 이어질 수 있다.
PGAD의 진단은 주로 임상적 평가를 기반으로 이루어지며, 확진할 수 있는 특정 검사는 아직 없다. 하지만, 다른 신경 질환이나 생식기 질환과 감별하기 위해 신경학적 검사(음부신경 손상 여부 평가), MRI 또는 초음파 검사(생식기 주변 혈류 및 신경 구조 확인), 호르몬 검사(호르몬 불균형 여부 확인), 정신 건강 평가(불안 장애, 우울증 여부 확인) 등의 검사가 이루어질 수 있다.
현재까지 PGAD의 완치 방법은 존재하지 않으며, 증상을 완화하는 방식으로 치료가 진행된다. 치료법으로는 약물 치료, 신경 차단술, 심리 치료, 수술적 치료가 있으며, 환자의 상태에 따라 적절한 치료법이 선택된다. 약물 치료로는 신경 억제제(가바펜틴, 프레가발린), 항우울제(SSRI, 삼환계 항우울제), 근육 이완제(클로나제팜), 국소 마취제(리도카인 크림) 등이 사용된다.
신경 차단술(Pudendal Nerve Block)이나 척추 신경 차단술을 통해 생식기 부위의 신경 신호를 차단하는 방법도 사용될 수 있다. 인지행동치료(CBT)와 같은 심리 치료를 병행하면 불안감과 스트레스를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일부 환자에게는 신경 절제술(Nerve Ablation Surgery)이 고려될 수 있지만, 이 수술은 비용이 매우 비싸고 미국 등 일부 국가에서만 시행되고 있어 접근성이 낮다. 많은 환자들은 약물 치료에 의존하게 되며, 증상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 경우가 많아 평생 동안 관리가 필요할 수 있다.
향후 PGAD에 대한 연구가 더욱 활발하게 진행돼야 하며, 의료진과 사회가 이 질환에 대해 더욱 깊이 이해하고 환자들을 위한 지원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