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주의에도 장단점 많아...골고루 적당히 먹는 게 좋지 않을까?

[권순일의 헬스리서치]

채식주의에도 장단점 많아...골고루 적당히 먹는 게 좋지 않을까?
고기류를 피하고 주로 채소와 과일 등의 식물성 식품만으로 식단을 꾸리는 채식주의는 장점도 있지만 단점도 여럿이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많은 사람들이 건강을 개선하기 위해 채식주의 식단을 시도한다. 채식주의는 고기류를 피하고 주로 채소, 과일, 해초 등의 식물성 식품만으로 식단을 꾸리는 것을 말한다.

채식주의 식단의 건강 관련 이점은 잘 알려져 있다. 채식주의의 장점으로는 우선 체중 감량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 있다. 식물성 식품은 대부분 저 열량이고, 식이 섬유가 풍부해 포만감을 높여 체중을 줄이는 데 좋다는 것이다.

채식주의 식단의 장단점은?

채식주의는 혈압 강하, 콜레스테롤 수치 감소, 혈관 건강 개선 등의 효과로 심혈관 건강을 향상시키며 섬유질과 수분이 풍부해 소화 기능을 개선하고 대사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식물성 식품에는 항산화 및 항염증 물질이 풍부해 암을 예방하는 데에도 효과가 있다. 또한 연구에 따르면 채식주의자는 항체 수치가 높아 면역력이 튼튼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녹색 잎채소, 콩 등은 뇌 건강을 지키는 데에도 좋은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채식 위주의 식사에는 단점도 있다. 비타민B12와 칼슘, 철분, 단백질 등의 영양소가 결핍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있다.

또한 위에서 식물성 식품을 섭취하면 소화 기능을 개선한다고 했지만 한편으로는 섬유질 섭취량이 너무 많아지면 소화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는 단점도 있다. 채소, 과일, 곡물 등에는 탄수화물이 많이 포함돼 있어 과다 섭취하면 오히려 체중 증가와 당뇨병 등의 건강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여기에 채식 위주의 단조로운 식단으로 식욕 부진이 일어날 수 있고 사회생활을 하는 데 불편하거나 제약을 따를 수도 있다. 고기나 유제품 등의 동물성 식품보다 대체 식물성 식품, 특히 유기농 식품 등은 더 비싼 경우가 있어 비용이 많이 든다는 것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채식과 육식 중 더 유익한 식단은?

채식주의와 반대되는 것으로 육식주의가 있다. 육식주의는 육식을 즐기거나, 그런 식생활을 좋다고 여기는 태도나 경향을 말한다. 육식주의자들은 최적의 건강을 위해서는 채소와 곡물보다 육식 위주의 식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특히 가공되지 않은 신선한 고기와 동물의 내장까지 섭취해야 한다고 말한다. 내장을 먹지 않으면 다양한 영양 결핍이 일어날 수 있고 내장을 먹어야 동물이 주는 완벽한 영양적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육식주의자들은 “식물의 80%가 독성이 있거나 빠르게 문제를 일으킨다. 우리가 먹을 수 있는 식물은 극히 일부분인데 이마저도 방어용 화학 물질을 포함하고 있다. 그리고 이것은 식물을 먹는 동물의 생물학적 기능을 방해한다”고 말한다.

이들은 “식물성 단백질의 일종인 렉틴이라는 성분이 장의 상피 세포를 공격하고 장의 염증과 장 누수를 유발하는 주요한 원인이며 인간의 자가 면역에서 일어나는 감염의 경로가 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에 대해 채식주의자들은 “렉틴에 대한 주장은 옳다고 믿지 않는다. 지나치게 과대 평가됐다”며 “육식 식단은 건강한 방식이 아니며 일반적인 생명 작용을 거스르는 것”이라고 말한다.

영양소에 대한 양측의 주장도 팽팽하다. 그렇다면 채소와 고기 중 우리 몸에 꼭 필요한 영양소를 더 많이 갖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채소는 각종 비타민부터 아연, 마그네슘 등을 모두 가지고 있다. 하지만 비타민B12와 비타민D, 칼슘 및 철분과 같은 일부 필수 영양소는 많은 식물성 식품에서 얻을 수가 없다.

채식주의 식단은 음식 섭취를 철저하게 계획하지 않는 한 이러한 영양소 결핍을 겪을 수 있다. 이럴 때는 보충제가 필요할 수 있다. 비타민B12의 경우 달걀과 우유, 육류, 생선, 가금류와 같은 동물성 식품에 풍부하다.

또한 일부 강화 시리얼, 영양 효모, 육류 대체품 및 두유에도 함유돼 있어 채식주의자들은 이런 식품을 식단에 포함시켜야 한다. 비타민D는 달걀과 생선 외에도 강화 식물성 음료와 버섯에 들어있고, 햇볕 노출을 통해서도 얻을 수 있다.

칼슘은 유제품 외에도 강화 식물성 음료, 시리얼, 주스, 두부, 콜라드 그린, 케일, 브로콜리, 콩 및 아몬드에 포함돼 있으며 철분은 달걀 외에 강화 시리얼, 콩, 시금치, 근대, 콩 등에서 섭취할 수 있다.

그러면 고기에는 어떤 영양소가 들어있을까. 육류도 채소 못지않게 풍부한 영양소를 포함하고 있다. 가장 부족한 것은 비타민C다. 하지만 육식주의자들은 “고기에 간을 추가하면 비타민C까지 채워지기 때문에 영양소 섭취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한다.

육식주의자들은 “채식을 하면서 밤마다 엄청난 공복감을 느낄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다른 음식에 대한 갈망으로 폭식을 하게 될 수도 있다”고 말한다. 이럴 때 동물성 식품을 섭취하면 폭식 습관을 없앨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동물성 단백질과 지방은 몸이 꼭 필요로 하는 연료로 그 연료가 부족하면 어딘가 문제가 생긴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채식주의자들은 “다양한 음식이 어우러져 완전해지는 식단, 그것이 채식주의의 매력이자 육식에 없는 장점”이라고 주장한다. 이들은 “육식이나 일반식을 했을 때 보다 지금이 할 수 있는 요리 가짓수가 훨씬 늘어나고 식탁이 훨씬 풍성해진다”며 “채식을 하면서 결핍된 식탁이 아니라 훨씬 풍부해진 식탁이 된다”고 말한다.

채식주의 식단을 택할 때 주의할 점은?

어쨌든 채식 식단을 따르는 것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면 다음과 같은 장단점을 고려해 자신에게 적합한지 확인해야 한다. 채식주의는 모든 사람들에게 적합한 식습관은 아니라는 것이다. 특히, 아이들, 청소년, 임산부, 수유부, 노인, 운동선수 등은 풍부한 영양소 섭취가 필요하므로 채식주의를 할 때 더욱 신중해야 한다.

채식주의를 실천할 때에는 영양소 섭취량이 충분한지 확인해야 하며, 단순하게 채소만 먹는 것이 아니라, 곡류, 콩, 견과류, 씨앗 등 다양한 식품을 함께 먹는 것이 중요하다. 단순화된 식단은 영양 결핍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단백질, 철분, 칼슘, 비타민B12 등을 충분히 섭취할 수 있는 식품을 다양하게 조합해 먹어야 한다.

비타민B12는 주로 동물성 식품에만 함유되므로, 대체제나 보충제 등을 통해 섭취할 수 있다. 대체 단백질 원료로 대두, 콩, 녹말 등을 활용할 수 있다. 채소나 견과류 등에서 철분을 섭취할 수 있으나, 식물성 철분은 동물성 철분보다 흡수율이 낮기 때문에 철분 흡수를 돕는 비타민C 함유 식품과 같이 섭취하는 것이 좋다.

채식주의자도 과식에 주의해야 한다. 채소나 과일 등은 칼로리가 낮아 포만감이 적을 수 있다. 그러나 과도한 탄수화물 섭취로 인해 칼로리를 과다하게 섭취할 수도 있으므로, 식사량과 식사 간격을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식재료를 섭취 전에 철저히 씻거나 완전히 조리해야 한다. 알레르기 반응이나 식중독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채식주의를 할 때 가공 식품을 줄이는 것도 주의해야 할 점이다.

채식이나 육식 모두 가공 식품은 대체로 고열량, 고당도, 고 나트륨 등이 포함돼 있어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 채식주의를 시작하려는 사람은 전문가의 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

플렉시테리언이 해결책?

개인의 신체적 상태나 건강 상태에 따라 적절한 채식주의 방법과 식습관을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이 때문에 완벽한 채식주의보다는 육류나 생선을 곁들여 먹는 ‘플렉시테리언(flexitarian)’을 보다 건강한 식사법으로 보고 있다.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오리고기 등 육류는 채식을 통해 충족할 수 없는 영양분을 보충해줄 뿐 아니라 보다 융통성 있는 사회생활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심신 모두를 건강하게 만드는 방법이라는 것이다.

예로써 장수 인구 비율이 높은 일본의 경우 동물성 식품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일본 도쿄 건강장수의료센터 연구팀이 100세 이상 장수 노인들의 식단을 분석한 결과 대다수가 매일 고기를 비롯한 동물성 식품을 섭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오직 육식만 하거나 육류를 과하게 먹으면 문제가 되지만, 적당히 섭취하면 건강에 유익하다”고 평가했다.

채식주의자들은 육류가 포함된 여러 음식을 골고루 먹는 사람들보다 암과 심장 질환에 취약하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우울증과 같은 정신 건강 뿐 아니라 육체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 육식은 꼭 필요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채식주의를 완벽한 식이 요법으로 맹신해선 안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무작정 시작했다간 오히려 건강을 해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채식에 대한 지나친 환상과 육류에 대한 부정적인 선입견에 매몰되지 말고 식물성과 동물성 식품을 균형 있게 먹는 것이 가장 건강한 식사법이라는 것이다.

    권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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