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생활 현장에 널린 발암 요인들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하는 암, 아는 만큼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어
WHO 국제암연구소(IARC)가 “일상생활에서 암을 일으키는 것이 확실한” 1군 발암 요인들로 꼽은 것만 120종이 넘는다. 의약품이나 방사선, 중금속, 분진, 석면 등도 있지만, 여기엔 담배 술 음식(햄, 소시지 등 육가공품)도 들어있다.
그 중에서도 암 사망 요인으로 가장 크게 꼽는 것은 흡연(30%), 음식(30%), 만성감염(10∼25%) 등.
부산 대동병원 건강검진센터 김윤미 과장(가정의학과)은 “불치의 병으로 여겨지던 암도 의학이 발전하면서 치료와 예방이 충분히 가능해졌지만, 여전히 사망 원인의 최상위를 차지하고 있을 만큼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이라고 했다.
특히 담배 속에는 4-(메틸니트로소아미노)-1-(3-피리딜)-1-부탄온(NNK)과 N-니트로소노르니코틴(NNN) 등 수많은 발암물질이 들어있다.
담배 속 발암물질들은 폐암 외에도 다양한 암 발생 위험을 증가시킨다. 무연담배, 전자담배, 간접흡연 모두 똑같이 위험하다.
술도 문제다. 술을 먹으면 알코올을 분해하는 과정에서 유전자 독성 화합물질인 아세트알데하이드가 발생한다.
이를 해독하기 위해서는 ‘알데하이드 탈수소효소’가 필요한데 유전적으로 이 효소가 부족한 경우 간암 구강암 식도암 인두암 대장암 유방암 발생 위험이 증가한다. 한국인 20∼25%가 유전적으로 이 효소가 부족하다.
20% 넘는 한국인, 술 해독 효소 없어
한국인에 흔한 B형·C형 간염바이러스, 인유두종바이러스, 헬리코박터균도 중요한 발암 요인.
그래서 예방접종이 가능한 B형 간염바이러스, 인유두종바이러스는 가능한 한 예방접종을 미리 받아두는 것이 좋다.
그 외 감염병 예방을 위해서는 철저한 손 씻기, 위생용품같이 사용하지 않기, 위생적으로 요리하기, 안전한 식품 먹기, 설사 증상이 있는 경우 요리하지 않기 등이 있다.
술잔 돌리기나 찌개 같이 먹기 등도 감염 위험을 높인다.
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짜고 탄 음식은 삼가고 채소, 과일 등 다양한 영양소로 균형 잡힌 식단을 구성하는 것이 좋다. 적정 체중 유지를 위해 하루 30분 이상 “본인에게 맞는”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도 필요하다.
특히 국가에서 매년 실시하는 암 검진 대상자는 놓치지 말고 검진을 받아야 한다.
성 매개 감염병 예방을 위해 안전한 성생활을 유지하고 발암성 물질에 노출 우려가 있는 작업장 근무자라면 안전 보건 수칙을 철저히 지키는 것 역시 중요하다.
“암은 발암 요인의 노출 농도 한 가지가 아닌 기간이나 생활습관, 가족력, 유전적 감수성 등 많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는 김윤미 과장은 “정확한 원인 하나를 말하기는 어렵지만, 우리 일상에서 흔하게 노출되는 발암 요인을 제대로 알고 최소화하는 것이 암 예방을 위한 첫걸음”이라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