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에 몸도, 혈관도 오그라든다…뇌졸중 전력 있으면 위험도⇑

[사진=클립아트코리아]
#1. 경북에 사는 60대 남성 A 씨는 3개월 전 휴일 산행에 나섰다가 1㎞ 정도 올라가는데 양쪽 다리가 심하게 떨렸다. 가까운 병원에 갔더니 “괜찮다‘며 외래상담만 받다 그냥 돌아왔다. 하지만 오른쪽 팔이 저리고, 자고 일어났더니 손가락 감각도 없었다. 걸음걸이도 이상했다. 여기에 심한 어지럼증까지 생겨 급기야 응급실에 실려 왔다.

#2. 부산 연제구에 사는 50대 여성 B 씨도 최근 들어 어지럼증, 두통, 오심, 뒷골 당김 등이 한꺼번에 몰아닥치며 죽다 살아났다. 하루하루가 힘들었다. 특히 두통 때문에 더 힘들었다. 그는 “두통 때문에 여러 병원을 전전했죠. 약물 처방도 여럿 받아봤지만, 증상이 나아지지 않았어요. 혹시 정신과 쪽에 문제가 있나 싶었어요.”

연일 한파가 이어지고 일교차까지 10도 안팎 오르내린다. 이런 날씨엔 심뇌혈관질환 환자들이 특히 위험하다. 추운 날씨 탓에 혈관이 수축하면서 혈압 상승, 혈액의 점성도 증가, 소변량 증가로 탈수 유발 등 심뇌혈관 쪽에 타격을 줄 수 있어서다.

통계청 2022년 자료에 따르면 뇌혈관질환은 국내 사망원인 4위. 인구 10만 명당 46.2명이 이 문제로 이승을 떴다. 특히, 뇌졸중 발생 후 1년 치명률은 20.1%에 이른다. 다섯 가운데 한 명이 발병 1년 안에 숨진 셈이다. 그중에서도 65세 이상의 환자는 1년 치명률이 32.1%나 됐다.

65세 이상 뇌졸중 환자, 30% 이상 1년 이내 사망

이런 뇌혈관질환 환자들의 위험도를 미리 점검해보는 방법이 있다. 초음파를 이용해 경동맥과 뇌 혈류를 검사해보는 것. 부산 온종합병원 뇌혈관센터 배효진 과장(신경과·뇌졸중 치료인증의)은 12일 “치료도 중요하지만, 뇌혈관질환은 예방과 조기 발견이 오히려 더 중요하다”라면서 “혈관 상태를 자세히 살펴볼 수 있어 진단을 내릴 때 많이 쓰인다”고 했다.

그중 ‘경동맥 초음파검사’(CDU, Carotid Doppler Ultrasonography)는 목 부위에 있는 경동맥의 협착, 혈류 속도, 혈류 방향 등을 측정한다. 경동맥의 내중막 두께를 재 동맥경화 상태를 알아보는 것.

뇌졸중 발병 소지를 70~80% 이상 예측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러 이로운 특성 덕분에 경동맥 협착증 진단에도 사용된다.

또한, ‘뇌혈류 초음파검사’(TCU, Transcranial Doppler Ultrasonography)는 두개골 내로 초음파를 발사하여 뇌 혈류의 속도, 방향 등을 평가한다, 인체에 해로운 방사선 피폭 등을 꺼리는 임산부나 고령자들이 선호한다. 건강보험 급여 대상은 아니지만, 비용이 비교적 저렴하다는 강점도 있다.

검사 시간이 짧고, 결과를 빠르게 얻을 수 있어 골든타임을 다투는 응급상황에서도 유용하다. 특히 편두통이나 이유를 모르는 두통 환자들이 선호하는 검사 방법이기도 하다.

경동맥초음파검사, 뇌혈류초음파검사로 혈관병 정확히 찾아낸다

이런 검사들을 통해 경북 A 씨는 ‘일과성 대뇌 허혈, 중대뇌동맥 폐쇄 및 협착’이란 진단이 나왔다. 약물 치료를 받고 몸이 정상으로 돌아와 퇴원했다. 또 부산 B 씨는 ‘긴장 두통’이란 진단이 나왔다. 정확한 진단이 나오니 그에 맞는 약을 먹으며 차츰 두통이 사라졌다.

이에 배효진 과장은 “동맥과 뇌혈류 등 혈관 초음파검사는 간단하면서도 빠른 진단이 가능하다”면서 “고혈압이나 당뇨 등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들은 혈관 질환에도 취약한 만큼 국가 건강검진을 받을 때 함께 받아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했다.

혈관 초음파 검사. [사진=온종합병원]
    윤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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