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쏙 빠진다는 간헐적 단식, ‘이 연령대’에는 해롭다?
청소년의 췌장 ‘베타세포’ 발달장애 우려… 제1형당뇨병 발병에 영향 미칠 수 있어
간헐적 단식은 청소년의 췌장 베타세포(인슐린 생산 기능)의 발달과 기능을 방해해 장기적으로 신진대사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독일 뮌헨공대(TUM), 뮌헨 LMU 병원 등 공동 연구팀은 사람의 청소년, 성인, 노인에 해당하는 생쥐를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의 교신 저자인 알렉산더 바르텔트 교수(중개영양학)는 “간헐적 단식의 잠재적인 부작용에 대해선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이 단식이 청소년기의 신진대사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생쥐실험 결과 밝혀졌다”고 말했다. 그는 “성인 생쥐의 췌장에서 베타세포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은 관찰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사람의 청소년(생후 2개월), 성인(생후 8개월), 노인(생후 18개월)에 해당하는 생쥐 세 그룹을 연구했다. 이들 생쥐는 10주 동안에 걸쳐 하루 동안 먹이를 먹지 않고, 이틀 동안 정상적으로 먹이를 먹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성인 생쥐와 노인 생쥐는 모두 인슐린 감수성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췌장에서 만들어진 인슐린에 대한 신진대사의 반응이 좋아졌음을 뜻하며, 혈당 수치를 조절하고 제2형당뇨병 등을 예방하는 데 핵심적인 요소다. 그러나 청소년 생쥐는 췌장의 인슐린을 생산하는 세포인 베타세포의 기능이 나빠진 것으로 드러났다. 인슐린이 충분히 생산되지 않으면 당뇨병과 대사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
연구의 공동 제1 저자인 레오나르도 마타 박사(뮌헨 헬름홀츠 연구소)는 “간헐적 단식 후 젊은 생쥐들의 인슐린 생산량이 줄어든 것을 발견하고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이들 젊은 생쥐의 결함이 있는 췌장 베타세포는 제1형당뇨병 환자의 췌장 베타세포와 비슷하다. 간헐적 단식이 청소년의 제1형당뇨병 발병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종전 연구 결과를 보면 간헐적 단식을 하면 혈당히 급격히 떨어질 수 있으므로 당뇨병 환자나 혈당 조절에 문제가 있는 사람에게는 간헐적 단식이 위험할 수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샌프란시스코 캠퍼스 연구 결과에 따르면 간헐적 단식이 섭식장애를 겪은 적이 있는 사람에게는 해로운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중국 서호대 연구 결과에 의하면 간헐적 단식을 하면 신진대사 건강은 좋아지지만 모발 재생이 더딘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에는 독일 뮌헨 헬름홀츠 연구소도 참여했다. 이 연구 결과(Chronic intermittent fasting impairs β cell maturation and function in adolescent mice)는 국제학술지 ≪셀 리포트(Cell Reports)≫에 실렸다.